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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3년, 지금은 공정한 세상입니까

부산발 촛불 3년, 평가와 과제

  • 국제신문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9-10-29 20:36:29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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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지향점이었던 ‘적폐청산’
- 일련의 조국 사태로 허탈감 남겨
- 현 정권 내세운 민생·청년·인권
- 기대만큼의 변화 체감 어려워
- 진영논리 벗어나 민의 대변해야

2016년 10월 26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거리에 처음 울렸다. 부산의 ‘외침’은 사흘 뒤인 29일 전국 수만 개의 초에 불을 붙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폭발한 민심은 광장으로 몰려나와 어두운 밤을 촛불로 밝혔다. 촛불은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린 ‘혁명’으로 기록됐다.

   
국제신문 DB
3년이 지난 이달 우리는 촛불의 지향점인 ‘공정’과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을까. 촛불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정부는 아직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 정부의 우군으로 평가받는 노동계조차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약속이 중단되거나 후퇴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최대 가치인 ‘공정’은 ‘조국 사태’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조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부정 의혹은 당시 촛불혁명을 촉발한 ‘정유라 사건’을 연상케 한다. 조 씨가 다닌 부산대를 비롯해 전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공정한 기회’를 달라며 강의실을 나와 촛불을 들었다. 부산의 한 대학생은 “조 전 장관의 사법처리를 떠나 소위 엘리트 계층의 특권 문제는 청년에게 상실감을 안겨준다”며 “3년 전 서면 촛불집회에 참여해 ‘내 손으로 정권을 교체했다’는 자부심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공정사회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386세대’를 또 다른 기득권층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증가하는 것도 정부에 부담이다.

청년단체도 체감할 만한 변화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28일 ‘촛불 3년’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청년이 겪는 구조 문제가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3년 전 청년이 바랐던 건 소수자를 비롯해 약자의 삶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소회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 이자비 교통비 등 6대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문재인 정부가 인권을 국정 기조로 내세웠는데도 차별금지법 의제나 성소수자 인권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며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도 빠져버렸을 정도로 성소수자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고 지적했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단체들이 ‘촛불 3년’을 맞아 ‘응답하라 적폐청산! 촛불대개혁!’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불평등 해소 등 촛불 민의를 실현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촛불정신을 제대로 계승하려면 ‘보수세력 척결’만 내세우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민의를 대변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검찰개혁을 둘러싼 서초동·광화문 집회와 자유한국당 주최 집회 모두 진영 논리로만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산의 촛불정신은 ‘적폐청산’ 등 사회 불공정 문제로 고개를 돌려 이어가고 있다. 3년 전 촛불혁명을 계기로 발족한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지금도 ‘검찰·친일·언론적폐 청산’을 외치며 주말마다 집회를 연다. 다음 달 2일 오후 6시에는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촛불 3년, 검찰적폐청산시민대회’를 개최한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김종민 공동대표는 “조국 사태를 보면서 ‘권력자는 바뀌었지만 우리 사회는 변한 게 없다’고 느꼈다”며 “진영을 떠나 기득권 세력의 개혁과 성찰을 촉구하고 사회를 대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혁명의 과제는 진행형이다. 지금도 촛불을 들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들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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