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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초등 4학년 고입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사라진다

교육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 정철욱 기자
  •  |   입력 : 2019-11-07 20:00:3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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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
- 교명·교육과정 현행 유지 가능
- 일반고 역량 강화 2조여원 투입
- 전국 단위 모집 허용 특례 폐지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교생이 되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영재학교와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는 유지된다.
유은혜(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서열화한 고교체제 확인 ▷특정 고교 진학을 위한 사교육 과열 ▷경제력에 따른 고교 진학 기회 불평등 ▷입시 위주 교육 등 파행 운영을 근거로 들어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9년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자율·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49.3%, 일반고는 29.6%로 나타났다. 학교 유형별 1인당 학부모 연간 부담금도 일반고가 280만 원인데 비해 자사고(1250만 원) 국제고(970만 원) 외고(830만 원)가 훨씬 높았다.

또 자사고는 교육 다양화·특성화라는 설립 목적과 달리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을 하고 있다고 교육부는 판단했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자사고 46개교 자연계열 국영수 이수 단위는 93.7로 정부 권장기준(90)을 초과했다. 이수 단위 1이 17시간 수업이다. 이를 일반고와 비교하면 자사고의 국영수 수업시간은 62.9시간이나 많다. 외고와 국제고는 외국어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2019년 어문계열 진학 현황을 보면 외고는 40%, 국제고는 19.2%에 그쳤다.

이들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교명과 교육과정 등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전환하는 학교에는 3년간 10억 원이 지원된다. 또 시·도 교육청과 학교 간 협의체를 구성해 안정적으로 일반고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대신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고자 5년간 2조2000억 원을 투입한다. 학생별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위해 일선 학교에 교육과정·진로설계 전문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일반고 49개교에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허용한 특례도 폐지해 또 다른 유형의 고교서열화를 방지한다.

교육부 발표에 교육현장은 일대 혼란을 빚었다. 해운대고 재학생의 학부모 황윤성 씨는 “내년에 총선을 치르는 마당에 자사고 등이 고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니까 교육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전환을 결정한 게 아닌가 싶다”며 “공부가 좋아서 열심히 하고 싶은 아이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부산외고 이종선 교장은 “외교관이 꿈인 학생은 고교에서 외국어를 배우고 대학에서 외교관이 되는 준비를 해야 한다. 고교 입장에선 대학 진학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데, 고교 서열화를 조장했다고 매도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고 전환을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관 전환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김모(43) 씨는 “지난 학종 실태조사에서 대학이 특별한 이유 없이 특목고 학생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프리미엄을 등에 업는 일 없이 공정하게 경쟁해 대학에 가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법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어서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령인 시행령은 국회와 논의하지 않고 정부가 단독으로 고칠 수 있어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바뀌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연내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반고로 전환하는 2025년은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 이후다. 그때 다시 자사고 등의 존치 여론이 형성되면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충격을 완화하려는 생각이겠지만 시행 시점이 너무 많이 남았다. 이러다가 흐지부지되면 교육 현장에 혼선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일외고 김태기 교장은 “대통령령 하나로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5년 후 전환한다는 데 정책이 유지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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