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위법성 따져봐야
- 한시 옥상통제 검토” 뒷북
최근 부산 해운대구 마천루 빌딩에서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쳐 인근 빌딩으로 활강해 이동하는 외국인들이 잇달아 목격되면서 시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오는 25일 시작될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장이 있는 벡스코를 중심으로 보안이 강화되지만 경찰은 ‘낙하산 활강’을 전혀 알지 못해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각국 정상이 모인 회의 당일, 행사장 주변 고층빌딩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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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의 한 초고층 빌딩에서 외국인 남성이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쳐 활강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 |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의 한 초고층 빌딩에서 외국인 남성 2명이 뛰어내렸다. 이들은 낙하산을 펼쳐 활강하더니 근처에 있는 옛 해운대역사 철로 쪽에 착륙했다. 이 장면은 주말을 맞아 인근 카페와 음식점에서 휴식을 취하던 다수 시민이 목격했다. 국제신문에 제보한 A 씨는 “굉장히 위험해 보였고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안상에도 문제가 있을 것 같아 경찰에 이를 알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한 SNS에는 이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들은 해운대구 좌동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뛰어내려 교차로 건너 대형마트 옥상으로 낙하산을 타고 이동했다. 해운대역 인근에서 목격된 외국인과 동일 인물로 보인다.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신분과 점프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주 내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들이 점프를 시도한 건물 측은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도심 건물에서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쳐 착륙하는 이 같은 활동을 베이스점프라고 한다. 타워, 건물 등에서 점프하는 익스트림 어드벤처의 하나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점프보다 출발 고도가 낮아 더 위험하다.
전례를 보면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해 6월 맨몸으로 서울 롯데월드타워를 오르던 프랑스 암벽 등반가 알랭 로베르(57) 씨는 사전협의 없이 빌딩에 올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알랭 로베르 씨를 입건했다.
다수 시민의 제보가 줄을 잇지만 경찰 대응은 뒷북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성 여부는 이들이 건물 옥상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해운대구 주변 건물주와 협의해 한시적으로 옥상에 못 올라가게 하고, 순찰하는 등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15일부터 27일 회의 종료 때까지 가용 경력을 모두 동원해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