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내년 국비 120억 확보 그쳐
- 경기 활성화 기대 어려울 듯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조 원 규모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는 부산시 계획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국비를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해 발행 규모가 30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데다 홍보비도 크게 줄어들어 지역화폐 활성화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부산시는 2020년 본예산에 지역화폐 관련 예산 116억 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지역화폐 발행 할인지원 90억 원, 플랫폼 운영 24억7000만 원, 발행·홍보 1억3000만 원 등이다. 지역화폐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통상적으로 사용액의 일정 부분을 캐시백 형태로 돌려준다. 부산시는 그 비율을 6%로 책정할 계획이다. 10만 원을 쓰면 6000원을 돌려주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 중 4%는 정부가 지원하고, 2%는 시가 부담한다. 만약 1조 원을 발행하려면 캐시백 예산으로만 600억 원이 필요하며 이 중 국비로 400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는 내년 지역화폐 관련 국비로 3000억 원분인 120억 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상반기에 60억 원, 하반기에 60억 원이 배정된다. 또한 정부가 내년 전국적으로 3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지원하겠다고 방침을 정했고, 전국 지자체 간 지역화폐 경쟁이 심한 것을 고려하면 부산이 1조 원분의 국비를 모두 가져오기는 처음부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내년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지역화폐 관련 예산이 배정되면 추가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비 없이 시비만으로 지역화폐를 추가 발행할 계획은 없어 일각에서는 활성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은 지역화폐 1조7000억 원 중 약 1조 원은 자체 예산만 투입해 발행한다. 발행·홍보비 역시 10억 원을 신청했으나 1억3000만 원만 배정돼 시민 대상 홍보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추경에서 지원금을 확보하면 추가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시비만 투입해 발행하기는 예산 상황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운영 업체 선정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의 반발(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6면 보도)도 갈수록 커진다.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는 지역화폐와 관련해 시에 의견서를 보낼 계획이다. 의견서에는 ▷여신전문금융법상 I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 활용 ▷사용처는 대규모 점포, 사행성 업소, 온라인쇼핑몰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되는 ‘네거티브 방식’ 적용 ▷독자적인 부산시 운영플랫폼 구축 등 크게 다섯 가지 요구사항이 포함됐다.이들은 14일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계약에 앞서 열리는 지역화폐추진단 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방침이다.
부산시의회 곽동혁 의원은 “이번 플랫폼 업체 선정 과정에서 추진단의 요구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며 “시의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차원에서도 별도 의견서를 낼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