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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이 이어준 한일가교 ‘벌써 10년’

양국 대학생 30명 모인 ‘아이모’, 주부산 일본총영사 관저서 행사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19-11-17 19:24:5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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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현 씨 모친과 여동생 참석
- 직접 만든 추모 영상 3편 상영
- 일대기 담은 도서도 집필 중

한일관계 경색 국면에서 고 이수현 씨를 기리는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 모임(약칭 아이모)’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일 대학생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부산 일본총영사 관저에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내성고등학교 앞에 있는 ‘이수현 의행 기념비’에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 모임’ 소속 한일 대학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저는 이수현 선배님의 모교인 내성고를 졸업했습니다. 고교 3년 동안 학교에 있는 선배님의 추모비를 보며 매일 등하교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수현 선배님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모 회원인 이관호(25) 씨의 소감이 발표되자 장내가 숙연해졌다. 하지만 이내 객석에서는 이 씨의 소감에 호응하듯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아이모 설립 10주년을 맞아 고 이수현 씨의 희생정신을 담은 영상 상영회가 진행됐다. 회원들은 10명씩 3개 팀으로 나눠 각각 6~7분 내외 분량 영상 3편을 만들었다. 주요 촬영 장소는 고인의 추모비가 있는 부산 어린이대공원, 모교인 내성고, 고인이 잠든 영락공원 묘소 등이다. 이 영상은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마루야마 코우헤이 부산 일본영사관 총영사는 인사말에서 “한일 간 가교를 맡겠다던 고 이수현 씨의 꿈처럼 한일이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이 손잡고 협력해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고 이수현 씨는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26일 도쿄 JR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고 일본인 세키네 시로 씨와 함께 선로에 내려갔으나 세 명 모두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역사적으로 갈등의 뿌리가 깊은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다 숨졌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에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으며, 이 씨는 양국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당시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가 이수현 씨 빈소에 조문하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위로와 감사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수현 씨의 어머니 신윤찬(69) 씨와 여동생 이수진 씨도 참석했다. 신 씨는 “현재 한일관계가 심란한데 젊은 학생들이 아들을 잊지 않고 선행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게 대견스럽다. 이런 활동이 한일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민간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부산지역 출판사인 호밀밭은 고인의 20주기에 맞춰 오는 2021년 초 한·일 공동 발간을 목표로 이수현 씨의 일대기를 집필 중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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