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파른 길, 큰 사고 이어질 수도
- 급기야 교장 직접 나서 교통지도
- 북구, 1년 지나도 대책마련 않아
부산지역 한 중학교의 통학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정문 앞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되고 인근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차량 통행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당국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자 교장과 교사가 매일 아침 통학 지도에 나서는 고육지책까지 마련했다.
부산 북구 만덕중학교는 “이번 주 중 북구와 북부경찰서에 공문을 발송해 통학로 실상을 알리고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만덕중학교 통학로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 건 지난해 10월 무렵이다. 학교 정문 앞에 회전교차로가 들어서고 만덕 5지구 재개발 공사가 진행돼 등·하굣길에 종종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달 재개발 1차 사업이 끝나 320여 세대가 입주를 마치자 통학로 안전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아파트 입주민의 출근 차량으로 인해 등교 시간 학교 앞 차량 통행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아파트에서 학교 앞 회전 교차로로 진입하는 도로가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차량 주행 속도가 빠르다. 자칫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학교와 학부모의 근심이 크다. 내년부터 2021년까지 인근 신축 아파트에 3600여 세대가 더 입주할 예정이라 학교 앞 차량 통행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만덕중학교는 지난해 10월부터 북구에 안전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자 만덕중학교 교장과 교사가 오전 8시부터 30분간 교문 주변에서 통학 지도를 하고 있다. 만덕중학교 정인섭 교장은 “과속 차량이 많은데 제한 속도를 알리는 팻말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전은진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대규모 입주가 이어질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과속 단속 카메라만 설치돼도 위반 차량이 크게 줄어들 텐데, 북구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관리권을 이양받지 않아 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이달 말이 돼야 도로 관리권이 구로 넘어온다”며 “최근 LH에 과속 카메라 설치 등을 요구했다. LH와 협의해 안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여부는 북구와 LH, 북부경찰서 간 삼자 논의가 필요해 구체적인 설치 일자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