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 사고대책본부 모인 가족들
- 화인 조사·수색 진척 더뎌 한숨
- 선원들 새벽 3시 주낙 작업 후
- 오전 4~7시 눈 붙인 새 불난 듯
19일 경남 통영시청 2청사 2층에 마련된 통영선적 대성호 실종자 가족 대기실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10여 명 가족은 대기실 문을 닫은 채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대기실 밖에서는 통영시청 직원들이 “실종자 가족의 심리 상태가 매우 불안하니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기실 에서는 울음·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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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돼 구조·수색이 진행 중이다. 화재 선박의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고 선미만 보인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오후 4시께 통영시청 3층에 마련된 ‘통영시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해 행정안전부 제주시 경남도 통영시 등이 참여한 화상회의를 주관하며 수색 상황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김 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은 2층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대기실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 격려했다. 김 지사는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다. 모든 것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찾아 줘 고맙다.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실종자 11명에 대한 수색에 진척이 없다는 현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극도로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실종된 선원 중 1명은 출어한 당일이 생일이었으나 미역국 조차 챙겨 먹지 못하고 출항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이 선원의 부인은 “입항하면 미역국을 차려 줄려고 했는데…”라며 오열했다.
무엇보다 대성호의 화재 원인조차 알 수 없어 가족들은 물론이고 관계자들도 답답한 모습이다. 대성호는 경남 통영선적 연승어선이다. 통영시 어선 등록자료에 따르면 대성호는 2002년 4월 건조된 어선으로 길이 20.5m, 넓이 4.8m, 270마력, 29t 선박이다. 승선 인원 제한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낚싯줄을 바다에 수천 개 늘어뜨리는 연승어업을 통해 갈치, 장어 등을 잡는 선박으로 취미 낚시 어선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건조될 당시 ‘2002진흥’이라는 선명으로 제주도에서 등록됐다. 대성호라는 선명은 2011년 소유주가 바뀔 때 함께 변경됐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은 대성호가 2017년 4월 정기 검사를 받았고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성호는 통영수협 소속 조합원 어선으로 확인됐다. 통영수협은 대성호 선주(여·62)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경 등의 조사를 종합하면 이날 새벽 3시께 대성호 선원들은 조업을 위해 주낙 등을 투승(바다에 던짐)한 후 주낙과 그물에 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한 어민은 “갈치잡이 어선원은 일반적으로 새벽에 일어나 주낙에 꽁치 미끼를 끼는 작업을 하고서 바다에 주낙을 던져 놓는다. 그런 다음에 오전 8시쯤에 식사를 하고 바다에 풀어 놓은 주낙을 걷어 올리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대성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도 새벽 4시까지는 잡혔다. 새벽 4시부터 화재 신고가 해경에 들어온 오전 7시15분까지 3시간여 사이에 어선에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해경은 봤다. 대성호에 불이 났을 때 상황은 선원들이 화재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성호 화재는 인근 해상에 있던 다른 어선이 처음 신고했다.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12명을 태운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불이 나 해경 대원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통영수협 측은 기관실 전기합선이거나 음식 조리 중 화재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영수협 관계자는 “섬유 강화플라스틱(FRP) 재질 어선의 경우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번진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일부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