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이하 노조)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파업을 예고했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1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오는 25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부산 대리운전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 뒤 3일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일주일에 하루를 특정해 기습 파업도 벌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파업에 부산지역 대리운전 기사 7000여 명 중 1000여 명이 동참할 것이라고 노조는 전망했다.

노조는 일방적으로 인상된 콜 중계 수수료와 출근비, 보험료, 의무 콜 수행, 취소 벌금, 배차 제한 등을 사측의 ‘갑질’ 사례로 봤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갑질’을 중단하고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콜 중계 수수료는 대리운전 한 건당 기사가 내는 3000~4000원의 돈이다. 출근비는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심야에 ‘합류 차량’을 이용하는 돈이다. 숙제라고 불리는 ‘의무 콜’은 특정 시간대 채워야 하는 최소 운행 건수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들은 하루 9시간 한 달 25일 근무해 평균 175만원을 벌고 있는데 카카오가 대리운전에 뛰어든 이후 과당경쟁으로 수입 감소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고객 유치 비용을 기사에게 떠넘기고 노동력을 착취하면서도 ‘대리운전 기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노동자가 아니다’며 교섭은 물론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나서는 노조는 최근 법원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은 부산대리운전산업노조와는 별개 단체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