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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째 못깨는 아영이, 그래도 희망봐요”

신생아 학대 피해 父 인터뷰

자가호흡 못하고 심장만 뛰지만 최근 스스로 체온유지·대소변 봐

진상규명 국민청원 20만명 돌파…“병원측 사과커녕 전화도 안받아,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 가져주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11-19 19:55:27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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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는 부산 동래구 A 병원 신생아실에서 야간 근무하던 간호사로부터 심한 학대(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6면 보도 등)를 당한 신생아의 이름이다. 생후 닷새였던 지난달 20일 머리 골절로 인한 무호흡 상태로 대학병원에 옮겨져 한 달째 의식불명이다. 실눈을 뜨고 세상을 두리번거리고, 얼굴을 찌푸리며 힘차게 울던 건강했던 모습은 휴대전화 속 동영상으로만 남았다. 아영이가 생사를 오가던 지난달 22일 아버지(42)는 “우리 가족이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서 아영이의 출생신고를 마쳤다.
   
부산 동래구 A 병원의 신생아실에서 학대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아영이가 온갖 의료기기를 몸에 붙이고 치료받고 있다. 아영이 아버지 제공
아영이의 아버지가 19일 오후 국제신문 편집국에서 심경을 토로했다. 병원에서 아영이를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있어서 매일 오후 1시30부터 30분만 면회가 돼요. 24시간 함께 있고 싶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됩니다.”

아영이의 건강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자가 호흡도, 동공 반사도 안 된다. 뇌손상이 광범위하고 구멍이 생겼을 정도다. 심장만 가까스로 제 힘으로 뛴다. 작디 작은 몸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온갖 의료 기기를 부착하고 있다. 그래도 아영이의 부모는 희망을 본다. 이달 초부터 체온 유지가 되기 시작했고, 지난주부터 스스로 대소변을 본다. 몸무게는 0.6㎏ 늘어 3.5㎏이고, 키도 약간 자랐다. “면회 갈 때마다 발을 만지며 말을 걸어요. 자극을 주면 좀 더 빨리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요. 오늘 오빠들이 놀러간 곳 얘기를 하거나, 아영이 기사에 쾌유를 기원하며 쓴 댓글을 읽어줘요.”

   
19일 국제신문 편집국을 찾아 심경을 토로하는 아영이의 아버지.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아영이 부모는 처음엔 의료진이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린 뒤 은폐했을 거라 생각했다. 경찰에서 가해 간호사를 긴급체포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CCTV 영상을 돌려봤다. 영상엔 가해 간호사가 아영이의 다리를 잡고 옮기거나 아기 바구니에 내동댕이치는 학대 정황이 담겨있었다. 아영이 어머니(38)는 영상을 보고 실신할 정도였다. A 병원은 현재 사과는커녕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영이는 늦둥이 딸이다. 아영이가 집에 오지 않자 7살, 9살 두 오빠도 눈치를 챘다. 아영이 아버지는 “유치원과 학교에서 친구들이 ‘니 동생 머리 깨졌다며’하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밝고 장난기 많은 두 아들이 혹시 위축되거나 그늘이 생길까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아영이 아버지가 지난달 2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두개골 손상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청원에 19일 20만 명이 동의했다. 이제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답을 할 차례다. 아영이 아버지는 “청와대가 아영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면 경찰·검찰이 더 엄중하게 수사하고 법적 처벌도 엄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국가가 아이를 낳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키울 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아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 보호자가 언제든 열람할 수 있어야 하고, 간호사가 2명 이상 근무해서 사고 은폐를 감히 시도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준 모든 국민께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지켜봐주기를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아영이가 의식불명에 빠진 지난달 20일까지 한 달치 CCTV 영상을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포렌식이 끝나는 이번 주말께 CCTV 영상의 삭제 여부와 가해 간호사의 추가 학대 여부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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