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홍콩 노선 탑승객 수
-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서
- “목숨 건 투쟁 현장인데…
- 위험한 일 휩쓸릴 우려도”
직장인 A(53) 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민주화 시위가 격해진) 요즘이야말로 홍콩을 여행하기에 적기다. 특급호텔 요금은 절반이나 내렸고, 맛집에서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시위 현장만 피하면 되니 여행자로선 더 만족스럽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A 씨는 “홍콩 시민은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데 한가로이, 그것도 위험 지역으로 여행하라고 부추기는 말이어서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가 갈수록 격렬해지는 가운데 일부 개별 관광객이 외교부의 ‘여행 자제’ 권고에도 항공권과 숙박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홍콩행을 선택해 안전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한국공항공사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홍콩 노선의 여객 수는 모두 2만1714명(출발·도착 합산)으로 집계됐다. 시위가 본격화한 지난 6월(2만5814명) 이후 9월(1만9239명)까지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 지금 항공권이 더 싸다. 이달 누적 탑승률도 80% 이상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홍콩 현지 특급호텔의 1박 숙박비는 10만 원대로 떨어졌다. 다음 달 친구와 함께 홍콩에 가기로 했다는 이모(31) 씨는 “항공권이나 숙박비 모두 내려가 쇼핑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천만한 일도 연일 벌어진다. 여행객 2명이 시위 장소인 홍콩이공대에 구경하러 갔다가 한국총영사관에 의해 구출되기까지 했다. 한 유튜버는 “재난영화 같았다”며 시위를 희화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공분을 일으켰다. 다른 유튜버는 “홍콩이 불안하면 비행기가 어떻게 뜨고 내리겠느냐”며 여행을 부추겼다.
외교부는 지난 15일부터 홍콩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총 4단계 중 1단계(여행유의)에서 2단계(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체류자가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해야 함을 의미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홍콩 내 시위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여행경보를 지속해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관광협회는 에어텔 패키지 등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조심하는 분위기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