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 시위 지지 의견 많지만
- 한국 학생 겨냥 비난 메시지도
- 연세대 등선 물리적 충돌 발생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가 훼손돼 논란이 된 부산대에 다시 같은 취지의 대자보(사진)가 등장했다. 이번에는 학생들의 의견 개진이 가능한 형태의 대자보로, 부착 사흘 만에 40건이 넘는 의견이 달렸다. 다만 시위를 지지하는 의견과 대자보 작성을 비난하는 의견이 대자보에서도 충돌했다.
21일 부산대 문창회관 근처 게시판에는 노란 포스트잇 40여 장이 붙은 대자보가 게시됐다.
‘레넌 벽’이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광복혁명, 시대혁명, 홍콩의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자진 철거하겠다’라는 짧은 문장만 적혀 있고, 아래는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여백이었다. ‘레넌 벽’이란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당시 시위대를 지지하는 메모를 붙였던 곳의 이름에서 유래된 대자보를 말한다.
“역사을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는 민주화 운동을 겪은 민족이다. 그래서 홍콩을 위해 기도한다”는 등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학생을 비난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남의 일에 왜 신경 쓰나”, “관심 있으면 국적을 바꾸든가”는 취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었다.
이번 대자보는 ‘자유홍콩을 위한 학생연대’ 측이 게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1차 대자보를 자신이 붙였다고 주장하며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또 “(2차로) ‘레넌 벽’ 대자보를 붙였으니 포스트잇 메시지로 홍콩 시민을 응원해달라. 홍콩 시위대에게 전달할 계획이니 훼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이날 대학가 한·중 ‘대자보 갈등’ 등과 관련, “의사 표현이 이뤄질 때는 대한민국 법률과 규범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놓고 한국 대학생과 중국 유학생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학 등 국내에서의 홍콩 문제 관련 동향에 유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등 서울지역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훼손하면서 양국 학생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