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혹 해소 대책 물꼬 긍정적이나
- 내년 엄궁·장낙대교 건설 대비
- 환경 갈등 사전에 차단할 소지
- 오늘 간담회서 진행 여부 결정
대저대교 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날조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낙동강 철새 서식지 공동조사’를 추진한다. 대저대교에 이어 엄궁·장낙대교 등 낙동강 교량건설사업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앞으로 있을 환경 관련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게 시의 취지이지만 공동조사가 ‘보여주기’식에 그쳐 자칫 개발사업에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부산시는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의혹을 제기한 환경단체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과 함께 ‘대저대교 현안에 관한 간담회’를 25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낙동강 생태계 공동조사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공동조사 최우선 대상은 낙동강 전체 철새 도래지다. 시 관계자는 “환경단체는 대저대교 예정지의 철새 개체 수가 줄어든다고 하고 시는 큰 변동이 없다고 보는데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 공동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동조사는 시가 환경단체에 제안했다. 공동조사 결과는 대저대교 건설 예정지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 환경영향평가를 앞둔 엄궁대교(대저~엄궁)와 같은 해 설계작업 뒤 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갈 장낙대교(생곡~대저) 건설 예정지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환경영향평가 과정 전반에 제기된 환경단체의 불신을 해소하고, 납득할 만한 평가를 하겠다는 게 시의 의도다. 당장 엄궁대교 환경영향평가를 앞두고 시가 ‘제2 대저대교’ 사태를 겪지 않으려고 환경단체를 포함해 사전에 ‘시범조사’ 단계를 둔다는 뜻이다.
환경단체는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날조라 주장하며 평가 용역업체 2곳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 12일 환경영향평가 검토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 ‘거짓·부실 검토전문위원회’가 날조 의심을 받는 44개 항목 중 3개에서 거짓 조사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하자 부산시와 환경단체간 대립은 극으로 치달았다.
공동조사 추진이 양측 간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시가 공동조사 결과를 환경영향평가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자칫 공동조사가 요식 행위로 전락하고, 향후 불거질 환경 문제를 미리 차단하는 용도로 이용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위원장은 “지난 1월 시와 환경단체가 2시간 동안 현지답사 수준으로 둘러본 것이 환경영향평가서에서 공동조사로 둔갑하기도 했다. 이번에 정식으로 공동조사를 하겠다고 하지만 조사 결과가 시의 예상과 다르게 나와도 대저대교나 엄궁·장낙대교 환경영향평가에 실제로 반영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4000억 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8.24㎞ 길이의 대저대교를 건설할 예정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거짓·부실 검토전문위원회’는 1차 위원회에서 환경영향평가의 날조 정황이 포착된 44개 항목 중 3개를 다시 심사하는 2차 위원회를 연내 연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