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제 2 구하라 막자…성범죄 양형 강화를”

극단적 선택 구 씨 사건 1심 판결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11-26 19:26:11
  •  |   본지 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법원 “성관계 촬영 동의 없었지만
- 피해자 의사에 반한 것도 아닌듯”
- 전 남자친구 몰카혐의 무죄 도마
- 영상 유포 협박도 집행유예 선고
- ‘강력 처벌해야’ 청원 23만명 동의

가수 구하라(28) 씨의 사망으로 가해자 중심의 성범죄 양형기준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무엇보다 성범죄 사건을 가볍게 취급하는 수사기관의 안이한 태도를 규탄하는 여론도 비등하다.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재정비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후 4시 현재 23만 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올해 초, 과거에 당한 성폭력을 고소하게 된 피해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강간미수에 가까운 성추행을 했고,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백한 이후 고소했지만 검찰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기소유예는 죄를 범한 사람에게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검사의 처분이다.

청원자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이유가 ‘서로 호감이었고, 여자가 뽀뽀했기 때문에’라고 적혀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성범죄 처벌은 아직도 가해자 중심적으로, 성범죄의 성립 조건이 ‘비동의’가 아닌 ‘항거 불능할 정도로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 하고 이를 피해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부산지법 앞에서는 고 구하라 씨 추모 및 사법부 규탄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대 여성주의실천동아리 여명, 부산 캠퍼스페미네트워크 등 주최로 열린 행사에는 100명이 넘는 여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SNS에 올라온 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모인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사법부는 2차 가해를 중단하라”고 외친 뒤 국화와 양초를 놓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최종범(구 씨 전 남자친구), 공범은 사법부, 더 이상 한 명도 잃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구 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28) 씨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구 씨의 팔·다리에 상해를 입히고,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언론에 제보 및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상해 협박 강요 재물손괴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언론에 동영상을 제보해 연예인 생명을 끊겠다고 협박하는 등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종합하면 촬영 당시에 명시적 동의를 받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찍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설가 공지영 씨는 “나이가 이렇게 든 나도 이 정도면 죽음을 생각할 거 같다. 대체 이게 무슨 종류의 지옥같은 폭력인가”라며 법원을 맹비난했다.

앞서 부산대 기숙사에 들어가 여학생을 성폭행하려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셌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은 “정부와 국회는 성범죄 처벌을 강하게 하려는 시늉이라도 하지만 법원은 검사 구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등 피해 여성들의 절규를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0. 10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