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 소외지에 대한 고려 없어
- 승객 수요 확보 어렵다는 지적도
도시철도 급행열차 도입을 추진 중인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고민에 빠졌다. 예산은 덜 들어가지만 주행시간이 긴 ‘선택정차 방식’과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주행시간이 짧은 ‘등급혼용 방식’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두고 시작된 고민이다.
시는 28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도시철도 1·2호선 급행열차 도입 토론회’를 열었다. 부산 도시철도의 급행열차 전환 추진은 민선 7기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을 열고 급행열차 도입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은 ‘도시철도 급행열차의 운용 방식’이었다. 시와 교통공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선택정차방식’과 ‘등급혼용방식’을 제시했다. 시 등에 따르면 ‘선택정차방식’은 열차별로 선택된 역에만 정차하면서 주행시간을 줄이는 개념이다. 별도의 시설을 추가 설치할 필요가 없어 돈이 덜 든다는게 장점이다. 하지만 주행 단축시간은 1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등급혼용방식’은 급행열차가 앞서 출발한 완행열차를 추월하는 개념이다. 30%의 주행시간 단축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다만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를 추월할 수 있는 선로건설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부산교통공사 전성기 건설본부장은 “2028년 급행열차가 운행되고 ‘등급혼용방식’이 도입된다면 도시철도 1·2호선의 기종점간 도착 시간이 34분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급행열차 전환이 일부 노선에 국한된 탓에 충분한 수요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부산연구원 이상국 연구위원은 “동서부산에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도심지가 팽창되고, 도시철도의 승객 수가 분산되는 현상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급행열차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시의 급행열차 구상은 도시철도 소외지를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부산 BRT(버스중앙차로제)로 인한 교통 수요 분산으로 인한 승객 감소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동해선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급행열차와의 노선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거리 승객이 아닌, 단거리 승객을 위해서 배차간격을 조정하는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연구원 윤혁렬 박사는 “급행 철도 장거리 노선의 주행 시간 단축 효과만 제시하는 것은 문제”라며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통행 거리, 단거리까지 포함한 효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도시철도로 충당되지 않는 지역별 환승 연계는 트램이나 대심도를 지나는 좌석버스 등의 대체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시 박진옥 교통국장은 “급행열차 이용이 확대되면 승용차 이용과 미세먼지 감소로 친환경적인 교통 체계 마련이 가능하다”며 “부산시민은 급행과 완행 간에 대중교통 선택권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