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간사함이 없다!” 누구나 못 듣고 아무한테나 안 하는 평가다. 예수님으로부터 딱 이런 최고의 칭찬을 들은 제자가 바돌로매다(요 1:47). 원래 이름은 나다나엘이다. 존재감 없는 제자였지만 위선적 이중적 가식적 양면적이지 않은 신실한 인물이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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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돌로매의 살가죽. 오른쪽 사진은 톨로메오 수도원장. |
서쪽으로 간 바울과 달리 바돌로매는 동쪽으로 갔다. 그의 행적은 성경에 없지만 인도까지 간 후 아르메니아에서 순교했단다. 예수님 제자들 중 가장 끔찍하게 죽었다. 산 채로 온몸 살가죽이 벗겨지고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못 박힌 후 머리가 베어졌다. 유해는 천 년 만에 로마 성바돌로매성당에 보관되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그리며 바돌로매도 그렸다. 벗겨진 살가죽을 그렸다. 살가죽 겉에 자신의 자화상을 까메오처럼 슬쩍 그려 넣었다. 미켈란젤로다운 바돌로매(St. Bartholomew)에 대한 오마주(homage)다. 1572년 8월 24일 프랑스에서 그를 기리는 성바돌로매 축일에 같은 크리스천들인 구교·신교 간 종교분쟁으로 위그노 대학살이 터졌다. 저승에서 내려다 보던 바돌로매의 심정이 어땠을까?
바돌로매는 바르톨로메오라고도 불린다. 톨로메오의 아들이란 뜻이다. 성경 속 바돌로매의 먼 후예로 바돌로매처럼 간사함 없던 톨로메오는 중세시대 수도원장이던 베르나르도 톨로메오(1272~1348)다. 돌쇠처럼 신실했던 바돌로매가 천 년이 지나 성인(聖人)이 되었듯이, 톨로메오도 천 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2009년에 시성(諡聖)되었다. 간사함 없는 신실함은 결국 돌고 돌아 인정받는 것일까? 바돌로매의 맑은 심성을 본받을 만하다. 성실한 충실한 신실한 진실한….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