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운하 경찰청장 수사 지시
- 부임 후 송철호 두 번 만남 의혹
- 김기현·측근 비위사건 첩보 3건
- 檢, 고소·고발된 황 청장 수사 중
- 靑 민정수석실서 전달 확인돼
# 총선 앞두고 정치수사 공방
- 檢 “경찰 수사 애초부터 무리”
- 경찰 “선거 개입 의도 전혀 없어”
- 김기현 “선거무효 소송 제기할 것”
- 황 청장 “檢 여론몰이” 특검 요구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경찰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 수사가 청와대가 개입한 이른바 ‘하명 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시장 관련 수사가 진행된 당시 상황과 주요 쟁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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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오른쪽) 전 울산시장과 석동현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13 울산시장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수사 시기의 적절성 논란
‘검찰 저격수’로 불리던 황운하 치안감이 울산경찰청장으로 부임한 것은 2017년 7월이다. 김 전 시장 주변인물들의 각종 의혹은 지역 내에 꽤 퍼져 있었다. 황 청장 부임 이후 이들 의혹에 대한 경찰의 확인 작업이 본격화된다. 그해 12월쯤에는 내사에 꽤 속도가 붙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경찰청을 통해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하달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16일 울산시청 7층 비서실과 건설도시국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수사의 서막을 올렸다. 이때는 김 전시장이 시장 후보 공천을 받은 시점이다. 그리고 김 시장의 측근과 공무원들이 줄줄이 경찰에 소환됐다. 수사 착수 이후 김 전 시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기울었고, 선거는 송철호 시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들 두고 황 청장 측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시기와 선거 일정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 밀어붙였나
당시 김 시장과 측근을 둘러싼 비위사건은 3건이다. 첫째는 박모 비서실장이 울산 북구의 모 아파트공사에 특정 레미콘 업체의 납품 편의를 봐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혐의다. 두 번째 사건은 김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이 신축아파트 사업 승인 과정에 개입해 30억 원의 돈을 받았다는 것(변호사법 위반)이고, 다른 한 건은 김 시장이 모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을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이 사건들에 대해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정치자금법 건을 제외하곤 모두 (검찰 단계에서) 기각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올 3월 이례적으로 장문의 불기소 결정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서도 황 청장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황 청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검찰이 김 전 시장을 관련 사건을 무혐의로 몰아가기 위해 무리한 수사 지휘를 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황 청장은 김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이 고발된 사건의 경우 김 전 시장도 피고발인이었지만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거 개입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위반 사건도 김 전 시장이 ‘몸통’이지만 (김 전 시장은) 수사하지 않았다고 황 청장은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울산 검찰과 경찰의 고래고기 사건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 사건은 경찰이 범죄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일방적으로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도록 한 결정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벌어진 울산지역 검경 간 다툼이다.
김 전 시장과 한국당 그리고 박모 비서실장 등은 지난해 3월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기획 공작수사라며 수사를 지휘했던 황 청장을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총선 앞두고 정치수사 공방 가열
이 고소·고발 건에 대한 수사는 성과 없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오다 최근 울산지검에서 1년 6개월 만에 서울중앙지검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애초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나왔음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하명 수사 공방으로 비화됐다.
특히 황 청장이 부임 2개월 뒤 민주당 시장후보로 출마가 유력시되던 송 시장(당시 변호사)을 두 차례나 만난 사실을 두고도 공권력과 정치 권력의 결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황 청장은 통상적인 여론 청취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일축하고 있다.
김 전 시장은 2일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경찰과 청와대가 도리어 공권력을 동원해 후보자 김기현에게 허위로 조작된 범죄 혐의를 덮어씌웠다”며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표적 경찰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 청장은 “검찰이 시나리오를 써놓고 그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특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맞받았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