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의 아픔 나누며 치유 기대
- 10여 채 건물 모형 작품 등 선봬
- 시청 대회의실 앞서 10일까지
“1981년도에 잡혀갔다가 1982년도에 풀려났었죠. 한 달도 채 안돼 다시 끌려갔다가 1983년에 풀려났습니다. 1983년에 한 번 더 끌려갔다가 1985년 10월 말에야 나올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보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국회에서는 과거사법이 통과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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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 앞에서 열린 ‘2019 인권주간 기획전-상처를 짓다’를 찾은 시민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형제복지원피해자 김모 씨의 짧은 이야기가 끝나자 좌중에 침묵이 깔렸다. 형제복지원피해자·생존자모임 한종선 대표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상담이 아니라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아픔도, 이들을 돕는 활동가의 아픔도 서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2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 앞에서는 ‘2019 인권주간 기획전-상처를 짓다’의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간직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한 대표를 포함해 총 3명의 형제복지원 피해자가 참여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한 대표가 직접 만든 ‘형제복지원 모형’이다. 한 대표는 행사가 끝나는 10일까지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 앞에 마련된 공간에서 형제복지원 건물 모형을 만든다. 네모 반듯한 건물 10여 채가 하나의 작품으로 엮였다. 한 씨가 형제복지원에 끌려갔을 당시 기억을 더듬어 만드는 작품이다.
오는 5일에는 이난영 작가의 ‘상처를 빗다’가 진행된다. 상처를 가진 이의 머리카락을 빗겨주는 내용이다. 오는 10일 폐막식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담아 만든 작품을 조각보로 감싸 안는 김신윤주 작가의 퍼포먼스 등이 예정돼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3000여 명의 장애인·고아 등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하게 한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이 운영된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최근 형제복지원의 설립과 운영이 당시 내무부 훈령에 기초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의 책임이 있다는 내용을 공식화(국제신문 지난 9월 7일 자 2면 보도 등)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