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틀버스로만 이동 원칙 불구
- 강제성 없어 사고 위험 상존
- 운행차량 속도 제한 등도 미흡
부산의 한 부두에서 40대 노동자가 야드 트랙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두시설이 교통사고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관련법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오후 8시50분 부산 남구 감만부두 제4번 선석 앞에서 운행 중이던 야드 트랙터(운전자 A·32)가 안벽 크레인 운전기사 B(48) 씨를 충돌해 B 씨가 숨졌다. 경찰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B 씨는 근무를 마치고 교대를 위해 제3번 선석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중이었다. 보통 크레인 밑에서 대기한 뒤 셔틀버스를 타지만 이날은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 탓에 기사 대기소로 빨리 가려고 혼자 이동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A 씨가 전방 주시 태만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외부인이나 차량 출입이 통제되는 부두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 대상인 일반도로와 달리 부두시설로 분류돼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받는다. 부두 내 작업자, 화물차, 중장비 등의 동선이 겹칠 때 사고 위험이 크지만 교통안전 시설 설치나 과속 등에 관한 조치는 미흡하다. ‘터미널 등 교통안전’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제한속도를 정하는 등 7개의 규칙과 지침으로 규제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터미널별로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지만 권고 수준에 그친다.
항만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부산 전체 부두 내에서 원동기에 의한 부딪힘 사고는 총 5건으로 집계됐다. 2개월마다 한 번씩 교통사고가 나는 셈이다. 이마저도 정부의 산업재해 예방 강화 방침에 따라 지난해 12월 재난안전만 담당하는 부서가 신설된 이후 통계 작성이 이뤄진 것이라 이전은 기록조차 없는 셈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터미널 내에선 사람이 걸어서 돌아다니지 않는 게 원칙이다.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할 땐 부두 내 전용 보행로로 다녀야 하는데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규칙·지침을 어기면 벌칙·벌점을 부과해야 하는데 노동자 사이에선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작업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해 부두 내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두 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부두 내 교통 관련법 강화를 요구했다. 현행법에는 터미널 운행차량의 속도를 어느정도 이하로 제한하거나 장비와 보행자 이동로 구분을 하라는 세부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항만 관계자는 “각 터미널의 특성에 맞게 작업자의 작업 환경, 보행 안전 등 관련법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령 ‘터미널 운행 차량은 시속 20㎞를 넘지 말아야 한다’거나 ‘장비와 보행자 이동로를 확실히 구분하도록 한다’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지키도록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