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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 배정 심사 전부터 결과 나돌았다”

고 문중원 기수 유서에서 폭로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19-12-04 20:32:32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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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공원 마사대부 선발 과정
- 마사회 간부 영향력 행사 의혹
- 노조 “마방 심사 폐지해야” 주장
- 전국서 진행 탓 마사회는 난색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기수의 유서에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한 간부가 올해 마방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파문이 확산된다. 마사회 측은 투명한 과정으로 마방을 선정했다고 거듭 해명하는 중이지만 문 기수는 마사회가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죽음으로 고발한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사회의 마방 임대 심사 폐지를 주장하지만, 한국마사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 마찰이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노조가 4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4일 국제신문이 입수한 문 기수의 유서엔 ‘지난번은 A 처장과 친분 있는 B 기수가 좀 더 친한 다른 사람 때문에 할 수 없이 마방을 못 받아 올해 (마방을) 주려 했다. 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한 사람이 조교사 면허를 받아왔다. 그것도 A 처장과 아주 친한 사람이. 그래서 생긴 게 예비(발탁)’라고 적혀 있다.

‘마방을 받는다(마사대부)’는 것은 조교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한국마사회가 주관한 심사를 통과해 마방을 임차하는 것을 뜻한다. 조교사 면허가 있어도 조교사로서 경마공원에서 활동하려면 마방을 임차해야 한다. 숨진 문 기수는 조교사 면허는 취득했으나 마방을 받지 못해 기수로서 계속 활동해야 했다.

부산경마공원에는 올해 2명의 조교사가 마방을 임차했다. 노조는 마방 임대 과정에서 마사회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크다고 반발한다. 마사대부 심사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정량평가는 일정 기준을 넘으면 모두 만점으로 처리된다. 노조는 정성평가에 마사회 간부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실제 문 기수가 유서에서 지적한 조교사는 면허 취득부터 마방을 임차하기까지 평균 1년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문 기수는 5년 이상이나 됐는데도 실패했다. 일반적으로는 마방을 임차하기 위해서는 3년 6개월가량이 걸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양정찬 지부장은 “매년 마사대부 심사 전부터 선발자 이름이 공공연히 돈다. 소문과 선발 결과가 같은 경우가 많다”며 “마방 임대 심사는 결국 마사회 ‘높으신 분’ 입맛에 맞는 이를 선발하기 위한 일종의 요식행위”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 기수 200여 명이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 기수가 언급한 ▷마사회 간부의 개입 여부 확인 ▷마사대부 발탁 심사 폐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노조의 요구에 난색을 보인다. 마사회 관계자는 “유서에 언급된 간부는 직위 해제했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발탁 심사는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라 폐지가 어렵다”며 “마사회 차원에서 심사 공정성 제고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문 기수 죽음을 계기로 한국 경마의 본질적인 체질 개선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주한라대(마사학부) 김병선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경마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마가 시작돼 마사회 의존 경향이 심하다. 반면 호주 유럽 등은 마방 임대제도 자체가 없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식 도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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