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무연고 죽음 애도하기엔…턱없이 적은 장례 지원금

북구 등 5곳 1인 75만 원 지원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19-12-10 19:38:55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수의 등 준비하기에 부족하고
- 차후 분쟁 생길까 이웃 못 나서
- 실제 공영 장례 ‘0’… 무용지물

- 지원금 2배 김해에선 7명 추모
- 서울도 구청서 상주 맡아 장례
- 부산시 통합 정책 필요성 커져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 제정된 부산지역 구·군 조례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례가 규정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비용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연고자 대신 이웃이 장례를 대신 치렀다간 분쟁이 생길 수 있어 선뜻 나서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역 무연고 사망자 수가 2017년 137명, 2018년 221명, 2019년(6월 기준) 13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라고 10일 밝혔다.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은 보건복지부의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화장이나 매장 후 10년간 보관된다. 범죄 관련 가능성이 높아 매장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별도의 추모 의식 없이 안치실에서 화장장으로 바로 이동하는 ‘무빈소 직장’ 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무연고 사망자 역시 존엄한 죽음을 맞을 권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보건복지부는 ‘장사 안내 업무’ 가이드라인 통해 지자체에 무연고 사망도 추모 의식을 진행하라고 권고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북구가 ‘무연고 사망자 장례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든 데 이어 동래구 해운대구 기장군 서구가 잇따라 비슷한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는 ‘수의 관 등 장례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구별로 무연고 사망자 1인당 대략 75만 원이 지원된다. 하지만 국제신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조례에 따라 실제 고인을 기리는 의식이 이루어진 사례는 지금까지 전무하다. 북구 관계자는 “요청이 있으면 장례식을 치를 수 있지만 이 예산으로는 어려움이 있다. 비영리단체의 도움도 요원하다”고 말했다.

연고자 대신 이웃이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한 조항도 실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웃에 장례 비용을 지급했다가 추후 연고자가 나타나 장례업체에 비용을 돌려달라고 할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우려한 장례업체는 이웃에게 구청에서 받은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 관한 확인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웃으로선 부담이 커 선뜻 나서기 어렵다.

북구 동래구 해운대구 기장군 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구·군은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 관한 조례조차 없다. 지자체 대부분이 “예산 마련이 어렵고, 이웃 등 주위에서 장례식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아 굳이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시는 “무연고 사망자 처리는 구·군 소관이라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나서 대비된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 2월 ‘공영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1일 장을 치른 뒤 추모공원에 화장, 안치까지 할 수 있게 사망자 1인당 15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지난 2월부터 7명이 지원받았다. 서울시는 구별 조례만으로는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지난 3월 시 차원의 ‘공영장례조례’를 별도로 제정했다. 올해 4억3000만 원을 배정해 1인당 장례비로 90만 원을 지원하고 안치비는 시와 구가 반반씩 부담한다. 이 밖에 비영리단체와 함께 고인 추모의식을 진행하고, 무연고자가 장례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콜센터도 운영한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성북 네 모녀’의 장례식이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소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숨진 이들의 장례를 맡을 유족이 없어 장례식은 서울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라 무연고자에 대한 공영장례로 구청이 치렀다. 상주 역할은 구청 직원과 성북동 주민이 맡았다.

비영리단체 ‘나눔과 나눔’ 박진옥 상임이사는 “실제로 무연고자를 만나면 ‘내가 죽으면 내 장례는 누가 치르나’고 걱정하는 분이 많다. 우리 단체에 미리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뒷일을 부탁하는 분도 계신다”며 “부산시는 정책과 예산 편성으로 이들도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구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행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3. 3“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3. 3“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