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내 농구장 인근 폐기물 방치도
- 정부 가이드라인 제대로 안지켜
- 교육청 “관리 감독 철저히 할 것”
부산지역 한 고등학교가 학기 중에 석면 해체·제거 공사를 벌여 물의를 빚는다. ‘방학에 석면 제거 공사를 하라’는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다 석면 폐기물을 제때 치우지 않아 학생이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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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혜광고에 석면 지정폐기물이 지난 11일 쌓여 있는 모습. 학교 측은 12일 모니터단이 문제를 지적하자 폐기물을 모두 치웠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
부산 중구 혜광고등학교는 지난달 27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본관과 신관을 대상으로 석면 해체·제거 및 환경개선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날 찾은 혜광고 신관에서는 관련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 한편에는 ‘석면 해체·제거 작업 중 접근금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공사 현장에서 불과 70m 떨어진 곳에 야외 농구장이 있어 학생들이 쉽게 공사장 인근을 드나들 수 있었다.
학교 측은 주말인 지난 7, 8일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석면 폐기물을 공사장 한구석에 쌓아뒀다가 환경단체 등 모니터단이 문제를 지적하자 12일 뒤늦게 폐기물을 치웠다. 세계보건기구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다. 혜광고 한 학부모는 “학교 측이 지난달 발표한 가정통신문에는 방학식을 하는 13일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안내됐는데 공사를 앞당겨 진행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5일 이상 우리 아이들이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학교시설 석면 해체·제거 안내서’는 방학 기간, 공사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겨울방학 때 집중 공사를 하라는 원칙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방학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또 안내서에는 석면 폐기물은 계획된 배출구를 통해 옮겨 한 곳에 안전하게 쌓아둬야 하며, 발생 즉시 처리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석면은 직접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므로 제거하는 즉시 폐기물을 바로 반출해야 하는데 교내에 지정폐기물을 며칠간 보관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혜광고 관계자는 “학생이 공부하는 공간은 본관이라 신관과 멀리 떨어져 있고, 신관은 수능 이후부터 공실 상태여서 공사 기간을 줄이고자 지난 주말 신관부터 석면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부산시교육청 등의 동의도 구했다”며 “학교 석면 모니터단을 구성하고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도 두 차례 개최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석면 제거와 환경개선사업을 모두 해야 해 공기를 맞추려다 보니 공사 일정이 조금 빨라졌던 것으로 파악한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석면 해체·제거 공사가 진행되도록 더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