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구역 내 불법주·정차 여전
- 안전운행에도 학생들 ‘불쑥’나와
- 중앙펜스·교통교육 확대 필요
- 일각 “보행자 무리한 무단횡단 땐
- 사고 불가피… 운전자만 가중처벌”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망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일명 ‘민식이법’을 두고 여전히 뜨거운 논란이 인다. 가해자의 과실보다 보행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때도 고강도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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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부산 시내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학생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승합차와 승용차를 지나고 있다. 김영록 기자 |
국제신문 취재팀은 지난 13일 부산지역 5곳의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하교 시간 교통상황을 살폈다. 정문 앞에는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안전펜스와 중앙선펜스가 설치돼 있고, 일부 학교 앞에는 불법주정차를 단속하는 CCTV도 있었다. 하지만 정문에서 조금 벗어난 곳은 학부모가 몰고온 자동차와 학원 승합차가 줄지어 도로를 점령해 양방향 교행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길을 건너 자동차에 타려는 학생들이 하나둘 도로에 뛰어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승합차 뒤에서 학생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고학년들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로를 건너는가 하면 중앙선이 없는 도로는 보행자와 자동차가 뒤엉키면서 학생들이 고스란히 교통사고에 노출됐다.
실제 학원 승합차 뒷편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학생을 본 운전자가 급정거하면서 뒤따르던 오토바이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운전자 A(42) 씨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급정거의 이유를 모르고 화를 내더라. 학부모의 입장에서 학교 앞에서는 무조건 시속 20㎞ 미만으로 서행하는데, 저렇게 불쑥 튀어나오는 아이들이 있으니 운전자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사고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칭한다. 이 가운데 개정 도로교통법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개정 특가법은 스쿨존에서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고를 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상해를 입었을 때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운전자에 부과한다.
운전자들은 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특가법 개정안 내용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스쿨존에서 규정 속도를 초과하거나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 발생하는 사고에 적용된다. 하지만 양형기준이 높아 개정 법률안이 통과된 이후로도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보행자의 무리한 무단횡단이나 불법주정차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불가항력 등을 인정해 ‘민식이법’의 양형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특가법 적용 이전에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 차량의 단속 강화와 학교 인근 도로의 중앙펜스 의무설치, 교통안전교육 강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이러한 내용의 국민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와 4만 명 가까이 이에 동의했다.
도로교통공단 최재원 교수는 “스쿨존 내 안전시설을 강화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양형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충분한 홍보 및 계도 기간을 주면서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 운전자 주의사항 등을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