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귀촌 <28> 합천 귀촌 7년차 김정국 씨

첫 시작은 도심 출퇴근 ‘반쪽 귀촌’… 버섯 사랑에 빠져 진짜 농부 되다

  • 국제신문
  • 이민용 기자
  •  |  입력 : 2019-12-15 19:01:06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스트레스 시달리던 부산 직장인
- 합천 전원주택 짓고 주말 즐겨
- 3년 뒤 온전한 ‘귀농의 길’ 결심

- 1년간 공부하고 버섯 재배 입문
- 종균기능사·종자관리 자격 취득

- 법인 설립하고 재배사 5동 운영
- 전국 농가와 인터넷 판매 펀딩
- 농업고와 체험교육 산학협력도

경남 합천군 청덕면 두곡리에 귀촌 둥지를 튼 김정국(49) 씨는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귀촌 7년 차, 귀농 3년 차’라는 수식어를 빼놓지 않는다. 그는 독특하게 귀촌으로 시작했다가 전업농으로 전환,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경남 합천군 청덕면 두곡마을로 귀촌한 김정국 씨가 버섯재배사에서 버섯 배지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용 기자
부산 토박이인 그는 부산에 있는 한 자동차서비스업체의 촉망받는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팀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돌연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언제부터인가 잦은 야근과 불만 민원 처리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었다”는 그는 “거창한 전원생활을 꿈꾼 것은 아니고, 단지 스트레스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귀촌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녹각영지버섯은 약용으로 인기가 높다.
농사일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그는 처음부터 귀농을 계획하지 않았다. 단지 한적한 농촌에 전원주택을 짓고 도시에 있는 직장을 오가며, 조금은 여유롭게 인생을 살자는 생각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의 동의를 어렵게 얻은 그는 합천군 청덕면 두곡리에 96㎡ 규모의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를 했다.

귀촌생활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옮긴 직장 역시 소재지가 부산인 탓에 그는 주말에만 전원을 즐겨야 했다. 노년의 귀촌은 노후자금으로 한적한 농촌생활을 즐기는 것이지만, 귀촌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그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농사일을 생각지도 않았으니 도시에 있는 직장을 계속 다녀야 했고, 귀촌의 의미도 퇴색됐다. 귀촌 3년 동안 직장이 있는 도시와 전원주택을 오가던 그는 도시로의 회귀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고 온전한 귀촌의 길을 선택했다.

귀촌 결정과 함께 추진한 전원주택 짓기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건축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영공사를 했던 그는 “시공을 건설업체에 전부 맡기는 것도 생각했지만,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일 생각으로 직영공사를 했다”며 기초공사, 전기공사, 내부인테리어 등 공정별로 직접 발주해 집을 지었다. 그러나 공정마다 업체를 물색하고, 공정별로 건축에 대한 시각이 달라 이를 조정하는 일에 녹초가 됐다. 그는 “직영공사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비용 절감효과는 적고, 완공된 주택의 완성도도 많이 떨어진다”며 “두 번째 하면 좀 나아질 수 있겠지만, 처음 집 지을 때는 직영공사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도시를 오가는 반쪽 귀촌에 지쳐갈 무렵 그는 “근원적인 귀촌은 농업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도시생활을 완전히 접고, 귀농학교에 등록했다. 1년 동안 농업의 기초를 배우고, 집과 가까운 곳에 농사 지을 땅을 물색하고, 재배 작물에 대한 검토에 매달렸다.

그가 선택한 작물은 버섯이었다. 농사를 지을 땅도, 투자금도 마땅치 않았던 그는 버섯은 단위 면적당 재배 양이 많고 투자 대비 수익성도 높은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또 버섯은 수확 시기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버섯 가운데 대중성이 높은 표고버섯과 약용으로 인기가 높은 녹각영지버섯을 집중적으로 재배한다.

그는 “처음에 원목 재배를 생각했지만, 자금 회전이 늦어 배지 재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버섯 재배는 주로 원목을 이용한 원목 재배와 톱밥을 이용한 배지 재배가 있다. 원목 재배의 경우 원목 수급 문제와 노동력 부담이 높다. 반면 배지 재배는 톱밥과 버섯균을 혼합해 봉지나 병에 넣어 배지를 만들고, 그 배지를 살균, 접종, 배양 후 농가에서 재배하는 방법으로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도시 직장생활의 경험은 나름의 장점도 있었다. 지역 농민에 비해 정보 수집이 빠르고 이를 현실에 접목하는 대응력도 남달랐다. 그는 버섯재배를 시작하면서 곧장 법인화와 버섯전문가의 길을 모색했다. 그는 종균기능사 자격 취득에 이어 관련업을 3년 이상 한 사람에게만 응시 자격을 주는 종자관리사 자격증도 올해 취득했다.

그가 설립한 농업회사법인인 ‘더 버섯랜드’에는 동당 165㎡ 규모의 재배사 5동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약용 녹각영지버섯 재배를 위해 하우스 3동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판로를 확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공판장을 비롯해 합천파머스 조합, 전국 9개 버섯농가가 함께 인터넷 판매를 도모하는 와디즈(WADIZ) 펀딩까지 했다. 여기에다 그는 가천대학교,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등과 산학 협력을 맺고 체험교육 유치에도 열심이다. 1차 생산물의 판매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노력은 개인의 수익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요즘 작목반을 통한 마을 단위 수익 사업에 고민이 많다. 일정한 수량의 농작물이 생산돼야 대형 소비처와 거래할 수 있는 만큼 임차한 합천 산림조합재배사에 작목반과 함께 들어가 배지를 공급, 생육해 학교 급식 등 대량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주변에서 귀촌과 귀농에 대해 많이 물어보지만 절대 환상을 심어 주진 않는다. 반대로 이 꽉 깨물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현실’을 이야기한다”는 그는 “나 역시 안정적인 정착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신학기 교육현장(유치원, 초중고) 확진자 81명…‘살얼음판’ 등교수업
  2. 2센텀2지구 ‘로봇단지’ 조성땐 8200명 고용유발 효과
  3. 3현역 5명 포함된 미래혁신위, 박형준 재선 ‘양날의 검’ 되나
  4. 4박형준 핵심 측근 성희엽, 부산시 정무직 고사한 까닭
  5. 5새 주인 찾는 신라젠, 우선협상자에 엠투엔
  6. 6부동산 비리 특위, 결국 선거용?
  7. 7서·금사 5구역(부산 금정구 정비사업) 4394세대 수주전 점화…메이저 4社 빅매치
  8. 8근교산&그너머 <1223> 양산 법기 치유둘레길
  9. 9“우수교원 양성” - “학내의견 뒷전”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찬반 팽팽
  10. 10[도청도설] 로또 1등의 가치
  1. 1현역 5명 포함된 미래혁신위, 박형준 재선 ‘양날의 검’ 되나
  2. 2박형준 핵심 측근 성희엽, 부산시 정무직 고사한 까닭
  3. 3부동산 비리 특위, 결국 선거용?
  4. 4이해충돌방지법 첫 관문 넘었다…공직자 190만 명 대상
  5. 5문재인 대통령 “일본 오염수 해양재판소 제소 검토"
  6. 6부산 달래기 나선 여당 지도부 “시민 마음 풀릴 때까지 소통”
  7. 7민주당 윤재갑 의원, ‘5촌 조카’ 보좌진 채용
  8. 8보선 승리로 고무된 야당 부산 현역들, 시선은 지방선거로
  9. 9“미래혁신위 협치 깰까 걱정” 견제나선 신상해 부산시의장
  10. 10조국 탓이냐 아니냐…보선 참패 두고 여당 원내대표 후보 2인 충돌
  1. 1센텀2지구 ‘로봇단지’ 조성땐 8200명 고용유발 효과
  2. 2새 주인 찾는 신라젠, 우선협상자에 엠투엔
  3. 3서·금사 5구역(부산 금정구 정비사업) 4394세대 수주전 점화…메이저 4社 빅매치
  4. 4빵집표 짜장면, 편의점 치킨배달…코로나 불황이 허문 업종별 경계
  5. 59개 공공기관, 사회적기업 지원 확대
  6. 6“원전오염수 방류, 인류에 대한 핵공격…수산물 누가 먹겠나”
  7. 7르노삼성 SM6, 스테디셀링카 비결은 ‘우아함’
  8. 8금양이노베이션 장석영 대표이사 선임
  9. 93월 취업자, 전국 늘었지만 부울경은 감소
  10. 10국내 첫 석유생산시설, 친환경 ESG현장으로
  1. 1부산 신학기 교육현장(유치원, 초중고) 확진자 81명…‘살얼음판’ 등교수업
  2. 2“우수교원 양성” - “학내의견 뒷전”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찬반 팽팽
  3. 3“김민수 검사인데…” 20대 죽음 내몬 목소리 ‘그 놈’ 잡았다
  4. 4백신절벽 앞 ‘K-방역’
  5. 5양산 웅상, 주거·공공시설 갖춘 자족도시 급성장
  6. 6통영·남해, 한국섬진흥원 유치 고배
  7. 7러시아 “스푸트니크 V 접종 후 혈전증 사례 없다” 발표
  8. 8“제2 왜란” 기장군도 뿔났다…오규석 군수, 일본 영사관 앞 시위
  9. 9단체 카톡방에 학생들 성적 올린 교수…인권위 “인권 침해”
  10. 10창원월영 마린애시앙, 4298세대 분양 완판
  1. 1롯데 김진욱-KIA 이의리 ‘슈퍼루키’ 맞대결
  2. 2괴물 류현진, 양키스 제물로 MLB 통산 60승
  3. 3벼랑 끝 kt…외국인 에이스 부재 실감
  4. 4“20년 체육행정 경험 살려 선수 물심양면 도울 것”
  5. 5감 좋은 지시완 잇단 기용 제외…롯데 팬들 허문회 감독에 발끈
  6. 6유격수 출격 김하성 안타 재개…샌디에이고 4연승
  7. 71년 더 기다렸다…도쿄행 티켓 향한 막판 질주
  8. 8아이파크·경남 시즌 첫 ‘낙동강 더비’
  9. 9KBO 롯데, KIA 발야구에 무릎...연장서 2 대 3 패
  10. 10사직구장, 원정 선수단 시설 개선 완료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남구 사회적기업 ‘비쿱’
청년과, 나누다 2
‘나무수’ 성예령·성연수 이사
눈높이 사설 [전체보기]
도시철도, 보행편의시설 확충을
부산 보선, 실현가능한 공약경쟁을
뉴스 분석 [전체보기]
4-WIN 전략, 생색내기 예산으론 가시적 성과 어려워
‘학급당 20명 제한’ 목소리 크지만…학교 신설·교사 확충 난제
다이제스트 [전체보기]
비대면으로 즐기는 부산낙동강유채꽃축제 外
롯데호텔부산 연인 고객 겨냥 상품 출시 外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전체보기]
칠성신과 칠복신 : 럭키 세븐
육효와 육임; 동양 역학
스토리텔링&NIE [전체보기]
인구 줄고 젊은 층 떠나 지역은 사라질 위기예요
미얀마軍이 정부 장악하자 국민 또 일어섰대요
신통이의 신문 읽기 [전체보기]
신문사 주장 사설도, 시민 의견 칼럼도 뉴스예요
독자 궁금증 대신 물어 전달하는 게 인터뷰예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보기]
자원봉사인 학교보안관, 잡무 떠안았다며 채용 요구 논란
해운대구의회 전국 첫 교섭단체…되레 밥그릇 싸움 키울라
이슈 추적 [전체보기]
핵심은 사라진 황금계급장·돈 출처인데…변죽만 울린 수사
편집국장단의 뉴스 클로즈업 [전체보기]
“균형발전은 헌법이 규정한 가치…가덕, 국익 차원 접근을”
포토뉴스 [전체보기]
고시엔 8강 좌절한 한국계 교토국제고
발파 작업으로 사라지는 트럼프 호텔
현장 줌인 [전체보기]
‘돌봄 파업’에 교장·교감까지 방과후 보육 총동원
오늘의 날씨- [전체보기]
오늘의 날씨- 2021년 4월 15일
오늘의 날씨- 2021년 4월 14일
  • 저출산 고령화 대응,부산 콘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2021부산하프마라톤
  • 바다식목일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