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소속 기수의 극단적 선택(국제신문 지난 1일 2면 등 보도)으로 취소했던 경주를 대체하는 ‘보전 경기’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노조와 유족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이에 마사회는 결국 ‘보전 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
 |
| 16일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전국공공운수노조와 고 문중원 기수 유족이 한국마사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마사회는 문 기수가 숨진 날 취소된 경주를 대체하는 ‘보전 경기’를 열기로 해 노조와 유족의 반발을 샀다. 김민정 기자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1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한국마사회가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없이 ‘보전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유족도 참석했다.
앞서 마사회는 지난달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문 기수가 내부 비리를 폭로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애도의 뜻으로 당일 경주를 취소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취소된 경주를 대체하는 보전 경기를 오는 20일에 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의 사망 13일 만에 보전 경주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유족을 우롱하는 행태”라며 “마사회가 기수와 말관리사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보전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유족은 한국마사회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며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9일 경주 취소에 따른 마사회의 손실은 7억4300만 원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는 마사회의 지난해 순이익인 1827억 원 중 0.4%밖에 되지 않는 돈으로, 마사회는 단 하루의 손실도 보지 않으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는 “(보전 경기의 진행은) 연간 경주 계획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경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기수와 말관리사에게 상금이 돌아가지 않아 경기가 열리기를 원하는 여론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늦게 결국 ‘보전 경주’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