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학비·사교육 비판 받아와
- 내달 시도교육감협서 논의할 듯
- 교육청 “부산은 공립, 상황 달라”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외국어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가운데 특목중인 국제중학교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내년 전국 5곳의 국제중 중 4곳(부산·대원·영훈·청심)의 재지정 심사를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모든 국제중을 일반중학교로 일괄 전환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은 국제중 예술중 체육중 대안중 등으로 특성화중학교를 구분하는데, 국제중 관련 조항을 삭제해 설립 근거를 없애자고 교육부에 건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문이 아닌 구두로 제안했다. 교육부는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일 뿐 어떤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1월 13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도 이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전국 교육감의 의견을 모은 뒤 교육부에 정식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중은 국제 분야 인력을 양성하고, 외국에 살다 귀국한 학생의 한국 학교생활 적응을 돕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1998년 공립 부산국제중이 설립됐고, 이후 사립인 대원 영훈(서울) 청심(경기) 선인(경남)국제중이 들어섰다. 5년 단위로 각 시·도교육청이 재지정하는데,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내년에 재지정 심사 대상이다.
국제중은 면학 분위기가 좋고, 심화한 외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학생·학부모가 선호하지만 사립은 연간 학비가 1000만 원이나 되고, 입학하려고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아 “부모 경제력에 따라 교육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또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조장 이유로 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마당에 국제중도 존립 근거가 없는 게 아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부산시교육청은 공립인 부산국제중은 다른 학교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부산국제중은 수업료가 없고 교복비·체험 학습비 등 연간 100만 원 정도만 학부모가 부담하면 된다. 과거에는 각 초등학교당 졸업생의 4% 이내 혹은 학급당 1명만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국제중 입학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는데, 2018학년도부터 지원자격에 제한이 사라졌다. 신입생은 지원자 중 전산 추첨으로 선발해 과도한 입학 경쟁을 유발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와 같은 논리로 부산국제중의 존폐 근거를 판단하면 곤란하다. 교육감협의회에서 어떤 의견을 낼지는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의 무작위 추첨제 선발 방식이 우수한 학생에 더 나은 이른바 ‘수월성’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아 폐지가 타당하다는 비판도 강하다.
이에 대해 부산국제중 관계자는 “국제 분야 전문인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학생이면 가정형편과 상관없이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는 있어야 한다. 추천할 학생을 정하는 것도 초등학교에 상당한 부담이어서 추첨제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철욱 김준용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