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달라진 집에 이제 친구도 데려와요”

10대의 빈곤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9-12-22 20:11:20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국제신문과 공동기획 이후
- 초록우산 주거지원 착수
- 후원금 1억1000만 원 확보
- 10대들 집 깔끔하게 수리
- “지속가능한 사업 돼야”

지난 19일 오후 부산 동구 산복도로. 큰 길에서 꼬불꼬불한 골목길로 접어들어 20여m 가니 작은 대문이 나왔다. 옅은 회색 외벽의 단층 주택과 갈색 나무 덱이 놓인 작은 마당은 한눈에도 깔끔해 보였다. 흰색으로 마감된 집 내부는 햇빛이 쏟아져내려 한층 밝아보였다. 세 개의 방은 파스텔톤 벽지로 단장됐으며, 화장실은 둘이서도 샤워할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아이고, 솔직히 내가 이런 집에서 난생처음 살아봤습니더. 아직도 꿈인가 생시인가 싶고…. 애가 이전에는 부끄럽다고 생일파티도 밖에서 해달라고하더만 얼마 전에 친구를 5명이나 데리고 오더라고예.”

이곳은 정은(가명·13)네 집. 정은이와 할머니(81)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온 벽면에 곰팡이가 덕지덕지 핀 전셋집에서 살았다. 씻는 공간은 한 명이 몸을 돌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고, 주방 개수대에선 물이 넘쳐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매번 더러워진 물을 다용도실 하수구에 갖다 부었다. 하지만 그런 집마저도 계약이 만료돼 지난달 나가야 할 처지가 됐다. 친척의 도움을 받아 급하게 이사갈 집을 구했지만, 천장이 무너지고 벽엔 곰팡이가 핀 데다 방문 손잡이가 모조리 떨어져 큰 돈이 드는 수리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런 사연이 국제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정은네 집에 수리비 500만 원을 지원해 무너진 천장을 보수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마쳤다. 달라진 건 집뿐만이 아니다. 막 사춘기에 접어든 정은이는 전에는 집이 낡았다며 늘 투덜댔고, 하교 후에도 느지막이 돌아와 휴대전화만 들여다봤다. 하지만 이제는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온다. 정은이 할머니는 “애 방 만들어주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뤘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국제신문과 공동으로 기획한 ‘10대의 빈곤’(국제신문 지난 9월 3일자 1면 등 보도)에 등장한 아이들의 주거지원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며 확보한 후원금 1억1000만 원 중 지금까지 다섯 명의 아이에게 모두 5500만 원의 주거비(개·보수 비용 혹은 전세보증금과 월세)가 지원됐다. 이후에도 이사가 확정되는 대로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보도 이후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어린이재단에 쇄도했다.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여승수 부산지역본부장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10대의 빈곤 환경이 알려지면서 추가 사례를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의 물리적 생활환경만 바꾼 것이 아니라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관심이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3. 3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4. 4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5. 5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6. 6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7. 7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8. 8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9. 9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10. 10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3. 3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4. 4‘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5. 5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6. 6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8. 8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스님 불출석은 어불성설… 동행명령장 발부해야”
  10. 10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부산~후쿠오카·삿포로 항공노선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대는
  4. 4“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5. 5부산 '이주배경인구' 9만6722명…중구 0~24세 비중 '전국 최상위'
  6. 6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7. 7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8. 8‘유일 非중국계 각형’ 삼성SDI, 美 텍사스 전력망에 ESS 공급
  9. 9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10. 10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속보]마트 출입구 안까지 차량 돌진한 50대 “영업하는지 확인하려고”
  6. 6‘부캉이’ 넓은 바다 적응 중…“조만간 떠날 듯”
  7. 7“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부산에 안장키로
  8. 8진주시민대책위, 이누스 진주공장 매각 철회·전원 고용 보장 촉구
  9. 9원양어선 타고 마약 5t 운반 80대, 22년 도피 끝에 국내 송환
  10. 10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3. 3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4. 4‘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5. 5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6. 6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7. 7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10. 10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