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행 학교 근처 주민 민원 거세
- 내년 참여학교 확대 여부 불투명
- 스쿨존 노상 주차장 폐지도 표류
부산시가 보행혁신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조성하려던 ‘아이들 보행 자유 구역(일명 아보자)’ 사업(국제신문 지난 3월 25일 자 1·3면 보도 등)이 민원 등으로 좌초 위기다. 여기에 스쿨존 내 노상 주차장을 폐지하는 사업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시의 준비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등하교 시간 스쿨존 내 차량 통행을 전면 제한하는 ‘아보자’ 사업을 내년에도 초등학교 5곳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당초 시는 시내 전역 초등학교 305곳 가운데 통행 제한을 시행하지 않는 267곳에 ‘아보자’ 조성을 추진하고자 올해 23억8000만 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 그러면서 2023년까지 부산 전역에서 이 사업을 완료하고자 사업 대상을 올해 5곳에 이어 내년 18곳, 내후년 30곳, 2022년 5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전체 예산은 815억 원이다.
하지만 시는 내년 사업 대상 학교를 5곳으로 축소했다. 이마저도 실제 사업 추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도 총 16곳에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참여하겠다는 학교가 없어 5곳에서만 실시됐다. 이는 아보자 사업으로 인한 불편을 우려하는 민원 때문이다. 학교 측에서는 스쿨존 내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면서도 주민 반발로 인해 선뜻 이 사업에 동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스쿨존 내 차량 통행을 전면 제한하고자 했지만 주민 반발을 우려해 등하교 시간만 통행을 제한하기로 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스쿨존 차량 통행 제한과 함께 시가 추진했던 스쿨존 내 노상주차장 폐지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시는 2021년까지 부산지역 스쿨존 내 전체 노상주차장 115곳(2955면)을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고작 21곳(299면)을 폐쇄하는 데 그쳤다. 내년에 폐지될 주차장은 가용 예산을 감안할 때 올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주차장 한 곳을 없애고 대체 주차장을 짓는 데만 1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반발했다. 김모(42) 씨는 “스쿨존 내 교통사고 등에 민감한 학부모들은 시의 이번 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흐지부지된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민의 반응도 여전히 냉담하다. 등하교 시간에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사하초등학교 인근 주민 이모(38) 씨는 “사업 취지는 좋지만 큰길로 연결된 도로가 2개에서 1개로 줄어들다 보니 출근 시간에 차가 밀린다”며 “시가 무턱대고 길을 막기 전에 우회도로를 확보하는 데 신경을 더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시가 의욕만 앞선 채 성급하게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고개를 든다. 나아가 시가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지역사회에 이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시 관계자는 “초등학교가 주택가에 많다 보니 차량 통제나 노상 주차장 폐쇄에 어려움이 크다”며 “그렇다고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방안 외에도 보행자 안전을 위한 펜스, CCTV 설치 등으로 스쿨존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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