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차량 뒤엉켜 주차장 방불
- 신호 오작동에 곳곳 무단횡단
- 시민 아우성… 민원도 쏟아져
- 새로 생긴 표지판 혼동 더해
- 버스는 시간 단축돼 개통 반겨
- 市 “신호체계 개선 등 대책 강구”
부산 동래~서면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개통 첫날인 30일 승용차 운전자들은 정체된 도로에서 비명을 질렀다. 연산교차로부터 서면교차로까지가 종일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교통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부 시민이 간선도로를 무단횡단을 하는 등 BRT 구간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반면 시내버스의 통행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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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BRT 2단계(동래 내성~서면 광무교) 구간 개통 첫날인 30일 오전 광무교에서 서면교차로 방면의 일반 차로가 차량들로 가득 차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30일 오전 8시30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교대 앞 BRT 정류소에서 연산교차로 방면의 일반 차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평소 출퇴근 시간에도 교통체증이 발생하는데 BRT가 개통되자 일반 차로의 차량은 가다 서다 거북이 운행을 반복했다. 지선에서 운행 중이던 노선버스가 BRT 구간에 진입하고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곡예운전을 해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곳곳에 새로 생긴 유턴 등 교통 표지판도 운전자를 헷갈리게 했다.
이날 오전 부산교대 앞부터 서면 광무교까지 차량 운행이 막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부산시청 앞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 차량으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연제구청 방면에서 중앙대로로 좌회전하는 신호가 짧아진 탓이다. BRT로 좁아진 도로에 꼬리물기를 하는 차량까지 겹쳐 지각하는 직장인의 원성이 터져 나왔다. 동래구 안락동에서 시청으로 출근한 김모(40) 씨는 “BRT 구간이 아닌데도 우회 차량이 늘어 연산교차로까지 진입조차 어려웠다. 평소 10분 걸리던 출근길이 30분으로 늘어났다”며 “도시철도는 없고 버스가 드문 구간인데 앞으로 어떻게 출퇴근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BRT 구간의 대부분이 편도 3, 4차로에서 편도 2, 3차로로 좁아지면서 일반 차량 운전자는 갓길 주정차차량에도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갓길에서는 정차 뒤 비상등을 켜고 물건을 나르는 차주와 계속 주행하려는 차량 운전자 간 시비가 목격됐다. 부전시장에서 서면으로 식자재를 운반하는 손모(36) 씨는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잠시 갓길에 차를 대고 물건을 나르는데 뒤차 운전자가 욕을 퍼붓고 지나갔다. 시청에 불편함을 호소해도 BRT 민원이 너무 많아 담당자 연결조차 못 했다”고 하소연했다.
BRT 정류소에서도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폐쇄된 기존 버스 정거장에 붙은 안내문을 확인하지 못해 한참 동안 기다린 승객이 수두룩했다. 이모(여·62) 씨는 “한참 동안 버스가 오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 인근 가게에서 일하는 청년이 버스 정류소가 바뀐 것을 알려줘 그제야 이동했다”고 말했다. 서면의 한 BRT 횡단보도에서는 교통신호가 오작동해 시민 수십 명이 목숨을 걸고 차도를 횡단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김모(71) 씨는 “이렇게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시청 직원을 찾아야 한다. 시민 불편사항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이상한 걸 만들었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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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 한 횡단보도에서 교통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보행신호로 바뀌지 않자 시민이 빨간 불에도 길을 건너고 있다. 독자 제공 |
부산도시철도 1호선과 같은 노선으로 BRT를 설치한 것에 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있었다. 조모(42) 씨는 “해당 구간을 도시철도로 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굳이 BRT를 추가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특히 서면 쪽 중앙대로는 가변차로를 시행해 왕복 7차로였는데 BRT로 왕복 4차로가 돼버렸다. 마비된 차량 흐름을 어떻게 개선할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내성교차로에서 서면까지 차량으로 이동했을 때 1시간 넘게 소요됐다. 부산경찰청에 50여 건, 부산시에는 수십 건의 BRT 관련 교통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일반차량 정체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량을 예상해 신호주기를 계산했는데 제대로 맞지 않았다. 현장에서 경찰이 신호를 수시로 바꿨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연말연시가 지나고 일반적인 차량 흐름을 계속 모니터링해 최적의 신호주기를 찾겠다”고 말했다.
막히는 일반 차로와 달리 BRT 위 버스는 쌩쌩 내달렸다. 해당 구간에서 버스(29번 버스 기준)를 이용할 땐 종전까진 30분 이상 소요됐지만 이날 시간을 재 보니 25분으로 단축됐다.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시민은 BRT 개통을 반겼다. 버스 승객 김모(26) 씨는 “서면으로 가는 길이 빨라져서 좋다. 출퇴근 시간에는 대중교통을 꼭 이용해야겠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