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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1> 끊어진 그린웨이

개발에 단절된 녹지 연결해 부산판 ‘에메랄드 목걸이(美 보스턴 도심 둘러싼 녹색공원)’로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0-01-02 22:04:2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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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명지지구·국제신도시
- 공원 31개·36만2554㎡ 불구
- 1만 ㎡ 규모 공원 ‘섬’처럼 산재
- 12차로 르노삼성대로 가로지른
- 명지근린공원·명지공원 대표적

- 총괄적인 녹지 계획 없이 만든 탓
- 시민 접근성·생태적 기능 떨어져
- 지하·에코브리지로 연결·정비를
- 서부산, 부산 거점·국가공원 제격

1000㎡ 규모의 도시공원 100곳과 10만 ㎡ 규모의 도시공원 1곳을 만드는 것 중 어떤 쪽이 더 나을까. 산술적으로 보면 똑같은 면적이므로 답을 내기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후자를 답으로 선택한다. 공원은 면적이 넓을수록 그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공원이 커야 내부에 자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공원이 넓으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어 이용객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담을 수도 있다. 공원 면적이 넓을수록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이다.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공원이 클수록 배가 된다. 도시공원의 면적에는 환경과 미래를 바라보는 시대의 철학이 담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근린공원 1호와 인근 공원사이에 대로가 위치하고 있어 공원의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단절되고 쪼개진 공원

최근 신도시가 잇따라 들어선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에는 다양한 이름의 공원이 조성됐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신도시 개발 면적의 5~12%(1인당 3~9㎡)를 공원화해야 한다. 하지만 명지지구의 공원은 대부분 소규모다. 그마저 도로에 막혀 분절됐다.

강서구 집계를 보면 명지오션시티에만 14개(19만8250㎡)의 공원이 있고, 인근 명지국제신도시에는 총 17곳(16만4294㎡)의 공원이 조성된 상태다. 녹지 면적은 넓지만 사실상 1만 ㎡가량의 소규모 공원으로 쪼개져 난립하는 셈이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2일 명지지구를 찾았다. 명지근린공원 1호에서 명지공원으로 가려니 중간에 12차로 르노삼성대로가 ‘가로막고’ 있었다. 길을 건널 곳도 마땅치 않았다. 르노삼성대로와 명지오션시티4로가 겹치는 교차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그곳까지 걸어가야 했는데 횡단보도를 찾으려 계속 걷다 보니 원래 목적지였던 명지공원은 이미 지나쳐버렸다.

명지근린공원 1호와 명지공원의 사례는 부산의 ‘녹지 단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총괄적인 녹지 계획 없이 개별 계획에 따라 녹지를 조성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단절된 공원은 시민의 접근성을 제한한다. 또 공원이 가진 생태적인 기능에도 뚜렷한 한계가 생긴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열린 ‘서부산 미래비전과 낙동강 국가도시공원 포럼’에서 서부산지역에 공원녹지를 조성할 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등장했다.

■서부산 녹지 거점 필요

이어 부산 강서구 둔치도와 맥도로 발길을 돌렸다. 둔치도 입구로 들어가자 지금은 개발이 중단된 연료단지(18만3110㎡)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부산 시내에 흩어진 연탄공장을 모아 시 외곽에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의 대상지였다. 1996년 착공됐지만 연탄 수요가 급감하며 2013년 결국 사업 허가가 취소됐다. 근시안적 행정의 대표 사례로 지적된다. 지금은 부산지역 한 건설사가 부지를 매입한 상태다.

연료단지 부지를 끼고 둔치도 내로 향했다. 오른쪽에는 조만강이 조용히 흘렀다. 눈부시게 햇빛을 반사하는 조만강 위로 철새 떼가 날아다녔다. 부산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왼쪽에는 양식장 몇 곳이 눈에 띈다. 최근 들어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커피전문점도 볼 수 있었다. 둔치도를 돌아보는 동안 작은 마을이 나오기도 했지만, 인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를 타고 5분 정도 가니 영업 중인 한 카페 앞 주차장이 나타났다.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이하 100만평협)가 매입해 시에 무상으로 기증(내셔널트러스트)한 땅(8700㎡)의 일부지만 지금은 개인사업자의 시설로 전락했다.

둔치도를 나와 인근 맥도로 향했다. 둔치도와 달리 맥도가 섬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지은 지 50년은 족히 넘는 듯한 민가가 듬성듬성 보였다. 맥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공장이다. 고철을 높게 쌓아 둔 고물상도 있다. 공장시설과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었다. 맥도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였지만 일부 취락지역에서는 공장을 가동하는 등 영업활동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맥도 건너편엔 맥도생태공원(2.58㎢)이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봄이면 벚꽃 구경으로 나들이객이 몰리는 곳이다. 맥도 생태공원 둑을 넘어서면 바로 낙동강 습지가 나타난다.

현장에 동행한 100만평협 김승환 대표는 “일반적으로 국가공원 조성이라고 하면 대규모 녹화사업이라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며 “맥도생태공원처럼 이미 완성된 공원과 연결하면 훨씬 수월하게 국가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가공원을 부산 공원 축으로

국가공원은 서부산지역의 거점 녹지공간이 될 수 있다. 국가공원이 서부산지역에 난립한 소규모 공원을 하나로 묶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부산연구원 이동현 연구위원은 “공원 단절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공원과 공원을 지하도로나 에코브리지 등을 통해 이으면 연결성과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며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울 때 공원녹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조성할 총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 보스턴의 ‘에메랄드 목걸이(The Emerald Necklace)’ 같은 부산만의 녹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양건석(조경학과) 교수는 “최근 대규모 평지 공원 조성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진다”며 “사실상 부산에는 강서구 외에는 국가공원을 만들 곳이 없다. 20년 동안 이어온 국가공원 조성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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