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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형 ODA 시동 <2> 아세안을 잡아라- 물 분야

부산 상수도 기술로, 베트남 500억 원어치 새는 물 막는다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0-01-07 19:43:1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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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시 수돗물 36% 누수
- 현지조사 마친 부산상수도본부
- 상수도 구획 쪼개는 ‘블록화’
- 원격 수압관리 기술 사업 추진
- “누수율 7%로 낮출 계획”

- 빈투안성서 나온 돼지배설물
- 비료화시킬 시설도 설립 예정

부산은 낙동강과 바다를 끼고 있어 과거부터 우리나라 물 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최근 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가 대구에 설립되면서 발전이 주춤한 실정이다. 물 산업을 키울 기반이 될 ‘부산시 물 관리기술 발전 및 물 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역시 지난해 8월에서야 마련됐다. 이처럼 국내에서의 움직임은 다소 더뎌졌지만 시는 대신 해외 시장을 주목한다.
   
지난해 11월 부산시의 수산업 관련 ODA ‘연안개도국 고부가가치 수산식품 개발’ 초청연수 참가자들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교류재단 제공
부산이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의 대표 ‘상품’이 물 산업과 관련돼 있다. 부산은 베트남 호찌민시와 빈투안성을 대상으로 물 관련 산업 ODA를 추진한다. 본격적인 사업 시작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산이 가진 해양·항만 분야 경험과 전략도 ODA를 통해 아세안 국가에 전수할 계획이다.

■베트남 누수 잡아라

부산시와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베트남 호찌민시 스마트상수도블록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현지 조사까지 끝마쳤다. 올 상반기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사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사업비 50억 원의 예산은 KOICA가 부담한다.

스마트 배수 블록은 상수도를 소규모 구획으로 쪼개 관리한다는 뜻이다. 시와 상수도본부는 원격 수압관리 기술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의 상수도는 현재 484개 블록으로 잘게 쪼개져 관리되고 있다. 다른 시·도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게 상수도 본부의 설명이다. 서울과 대구·대전 등도 이러한 ‘소규모 블록화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은 상수도 블록화 시스템이 절실하다. 상수도본부의 조사를 보면 베트남 호찌민시의 경우 누수율이 36%를 넘는다. 수돗물 3분의 1이 새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의 상수도 누수율은 7% 남짓이다.

시와 상수도본부는 호찌민시의 누수율을 부산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잡고 블록화 사업을 ODA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호찌민시의 누수율을 1% 줄일 때마다 150만 달러가 절감되는 것을 고려하면 부산시의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베트남 호찌민시는 한 해에만 50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찌민시의 사이공수도공사(SAWACO)의 요청으로 대상지는 베트남 탄화 지역 내 인구 고밀도 동네(1678세대)와 깐저 지역 내 인구 저밀도 동네(852세대)로 정했다. 현장조사 결과 탄화 지역에는 누수를 줄이기 위한 원격감시·계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노후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깐저 지역은 호찌민시와 거리가 멀다는 점을 들어 원격감시 검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누수 관리 인원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근희 상수도본부장은 “이미 부산에는 상수도 블록화가 구축돼 있어, 현지 관계자가 직접 와서 견학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다”며 “우리나라 스마트 상수도 시스템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돼지배설물이 비료가 된다

시와 부산환경공단은 베트남 빈투안성 가축분뇨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돼지 배설물을 농작물 비료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립하는 계획이다. 여기에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돼지 배설물을 줄여 환경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시와 환경공단의 계획이다. 이 사업도 KOICA 예산으로 진행된다. 50억 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베트남은 2017년 기준 돼지 사육 규모가 중국(45.5%) 미국(7.6%) 브라질(4.2%) 스페인(3.1%) 독일(2.9%)에 이어 전 세계 6위(2.8%)에 오를 정도로 ‘돼지 강국’이다. 빈투안성에서만 25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으며, 사육장은 82곳에 달한다. 하지만 현지 조사에서 대부분의 돼지 배설물은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유출되고 있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하루 5000㎥(마리당 20ℓ)의 배설물이 정화되지 않은 채 방류되는 실정이다. 이는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가축 분뇨 재활용이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지난해 베트남은 돼지 배설물 등으로 전염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유행하면서 4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돼지 배설물로 만든 비료가 10㎏당 1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돼지 배설물로 비료를 만들면 빈투안성 GRDP의 28.9%를 차지하는 농업인의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 송양호 물정책국장은 “부산의 물 산업 관련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라서 해외 시장을 뚫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아직 베트남·동남아 지역에는 가축배설물의 비료화 사업이 제대로 없다. 시장을 개척해 지역기업이 차후 진행될 사업 추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산·항만은 스테디셀러

부산을 대표하는 산업인 수산·항만 분야는 이미 아세안 국가의 인기를 얻고 있다. 시는 ▷수산동물 질병 관리 및 생산단계 수산물 안전관리 과정(2018~2020) ▷해양 정책개발 및 항만행정 역량 강화과정 ODA를 진행하고 있다. 수산동물 질병관리 과정은 지난해 10월 27일~11월 16일 진행했다. 탄자니아 이집트 튀니지 모리타니 카메룬 스리랑카 동티모르 라오스 도미니카공화국 등 9개국에서 수산 관련 공무원 20여 명이 부경대 해외어업협력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양식장 안전관리인증 기준(HACCP)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해양 정책개발 분야는 해양대 해운항만물류연구소가 지난해 7월 14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했다. 동티모르 에콰도르 감비아 그레나다 요르단 케냐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 베트남 등에서 공무원 19명이 참석했다. 부산지역의 항만 관련 시설을 견학하고, 해양 관련 정책개발 사례를 교육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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