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최저임금 상승 여파
- 체불임금·사람수 전년比 5% ↑
- 노동청 이달 말까지 집중 지도
부산 기장군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A(62) 씨는 지난 석 달간 650만 원 상당의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지만 임금을 받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설 명절을 앞둔 A 씨의 마음이 무겁기만 한 이유다.
아직 지난해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노동자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만 2만6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부울경에서 발생한 체불임금은 2765억 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2632억 원)와 비교해 5% 증가한 수치다. 체불 인원은 모두 5만7671명으로, 전년 동기(5만5271명)보다 4.3% 증가했다. 1인당 체불 발생액은 479만 원으로 3만 원 늘었다.
부울경 체불임금 가운데 부산노동청의 지도 해결로 지급된 임금은 1131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634억 원은 사법처리 등으로 인해 처리가 지연되면서 부울경 지역 노동자 2만6302명이 여전히 임금을 기다리는 실정이다.
임금체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은 제조업(43.5%)으로 체불액이 1204억 원에 달한다. 건설업(509억 원), 도소매·음식·숙박(294억 원), 사업서비스(238억 원)가 뒤를 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5~29인 미만(1183억 원), 5인 미만(859억 원), 30~99인(518억 원) 순으로 체불임금이 많았다.
부울경 임금체불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3011억 원에서 2018년 2632억 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2765억 원으로 늘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금 지급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많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노동상담소 관계자는 “설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상담 사례가 수두룩하다. 체불이 발생했을 때 개인이 고용 관계에 있는 회사를 상대로 임금을 받아내기는 힘든 만큼 고용노동부나 각 노동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노동청은 오는 31일까지 ‘임금체불 예방 및 청산을 위한 집중지도 기간’을 운영한다. 부산노동청 관계자는 “임금체불 발생 사업장, 사회보험료 체납사업장을 별도로 선정해 사전 지도를 강화하고 임금체불 신고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근무 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