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 심사 2명과 직간접 연관
- 기관장과 동기인 학과장이 추천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학과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가 진상 조사에 나선(국제신문 지난 7일 자 8면 보도) 가운데 일부 심사위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준 후보가 1순위가 됐다”며 심사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확산된다.

‘2020년 상반기 부산대 행정학과 전임교원 임용’ 심사위원으로 나섰던 부산대 행정학과 A 교수는 “심사에 오른 세 사람을 대상으로 공개발표와 토론, 면접 등을 통해 심사위원이 각자 점수를 매겼다. B 씨 실력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해 가장 낮은 점수를 줬는데 1순위에 올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B 씨는 감사원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이 감사원 산하 기관의 수장인 C 원장은 부산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그는 2018년 7월 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교수직을 휴직 중이다. C 원장은 교수 임용 최종 면접을 앞두고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교수 임용에 제 밑에 있는 연구원이 지원하게 됐다. 잘 좀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다. C 원장은 휴직 중이지만 최종 면접 직전 부산을 찾아 교수 임용 심사위원인 학과교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교수 임용 심사위원 구성도 논란이다. 심사위원은 행정학과 교수 4명 외 타과 교수인 외부인원 2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 2명의 심사위원도 행정학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위원 1명은 C 원장이 있는 감사원 산하기관 연구원 출신이고, 나머지 외부위원 1명도 부산대 행정학과 출신 교수다. 외부 심사위원 2명은 행정학과 D 학과장이 추천해 교수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D 학과장과 C 원장은 부산대 행정학과 동기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다른 행정학과 E 교수는 “D 학과장이 불공정한 인사 기준을 내세웠다”며 대학본부에 진정을 제출했다. 학과장이 B 씨를 뽑기 위해 교수 임용 지원 절차를 완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D 학과장은 이번 교수 채용 과정에서 ‘남편이 자유한국당원인 여성을 교수로 뽑으면 분란만 일으킨다’ ‘기혼 여성보다 미혼인 여성을 뽑아야 한다’고 발언해 동료교수로부터 반발을 샀다.

부산대는 교무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5명 규모의 조사위를 꾸려 지난 6일부터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C 원장은 “대변인실에 소명서를 제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원 대변인실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D 학과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