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자갈치 명물 ‘게하(게스트하우스)’도 젠트리피케이션에 문 닫아

현대화건물 내 8년 운영한 ‘테라’, 최고 입찰가에 밀려 계약 종료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0-01-14 19:43:09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원도심 배낭여행객 대표 사랑방
- 지난해엔 BIFF 공식 숙박시설
- “관광 자산 보존 부산시 나서야”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내 소재해 배낭여행객들의 소통 공간으로 사랑받았던 ‘테라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닫는다. 지난해 진행된 부산시설공단의 공유재산 사용 입찰에서 낙찰받지 못한 탓인데, 지난 8년간 부산 원도심에서 커뮤니티센터 기능을 해오던 문화관광거점마저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에 희생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부산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7층 테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박경희 대표가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사진들을 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시설공단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7층 공유재산 사용·수익허가 입찰에서 업체 2곳이 참여해 최고가(5700만 원)을 써낸 A 업체가 낙찰받았다고 14일 밝혔다. A 업체의 사용 기간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2024년 12월 19일까지 5년간이다. 테라 게스트하우스 박경희 대표는 4500만 원가량을 써내 최고가 입찰에서 탈락했다. 박 대표는 “이 건물 7층이 공실이었던 2011년부터 게스트하우스를 꾸려왔는데 최고가를 써내지 못해 한순간에 비워줘야 한다니 상실감이 크다. 시설의 역사성은 깡그리 사라지고 비싼 입찰가만 남은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사용기간은 지났지만 내부 시설은 아직 그대로였다. 이날 취재진이 둘러본 내부에는 방문객의 메모와 기념사진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지난 8년간 다녀간 숙박객 수만 8만 명에 이른다. 초창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90%에 달할 정도로 해외 배낭여행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원도심의 대표적인 문화관광거점으로서 역할을 해온 점이 다른 게스트하우스와는 다르다.

지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유명 저자나 강사를 초청해 각종 강연과 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물론 자선 기부 콘서트를 열어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부대행사 참가자만 2000여 명으로 게스트하우스 측은 추산한다. 지난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정하는 ‘비플하우스(BIFFle House)’에 선정되기도 했다. 비플하우스란 BIFF 기간 관객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숙박서비스로, 중구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비프 공식 초청작 관람은 물론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비프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또 이곳 야외 테라스는 남항대교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밤 야경으로 유명해 입소문이 났다.

관광 전문가들도 자갈치시장 게스트하우스의 안타까운 소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동서대 강해상(관광학부) 교수는 “새 업체가 낙찰받은 것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부산이 명실상부한 관광마이스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테라 게스트하우스 같은 작은 거점공간이 곳곳에서 제 기능을 해야 하는데 사라지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면서 “그동안 쌓아놓은 부산의 관광 네트워크 등 무형의 자산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고가 입찰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조처인지를 부산시나 부산시의회가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이 게스트하우스가 부산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점은 알지만 경쟁입찰을 통해 적법하게 A 업체가 낙찰받았다”며 “테라 게스트하우스는 이미 계약 기간이 종료됐으므로 현재 공유재산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으며, 변상금을 부과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0. 10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