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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3> 최적의 후보지는

개발 피한 둔치도·맥도 8할이 사유지 … 재정 마련 숙제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0-01-16 20:03:0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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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둔치도(218만6000㎡)와 맥도(350만㎡)는 우리나라 ‘제1호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너른 평지가 펼쳐져 있는 데다 부산의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둔치도와 맥도는 아직 제대로 된 사용계획이 결정되지 않은 ‘가능성의 땅’이다. 부산시의 의지에 따라 둔치도와 맥도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만약 둔치도나 맥도에 대규모 국가공원이 조성된다면 서부산은 그동안 쌓인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 둔치도나 맥도에 개발 열풍이 불어닥친다면 ‘친환경’을 내세운 에코델타시티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둔치도나 맥도에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에 서부산뿐 아니라, 부산 전체의 ‘브랜드’가 달려 있다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 둔치도 218만6000㎡

- 부산연구원 “생태관광 중심
- 국가공원 조성 최적지 공인”
- ‘강·문화 생태공원 조성’무산
- 수변공원 등 묶으면 343만㎡
- 80.2% 사유지, 6000억 추산

# ‘철새 먹이터’ 맥도 350만㎡

- 2030월드엑스포 유치 무산
- 맥도생태공원 등 644만㎡
- 공항 근처라 고층 개발 불가
- 10㎞ 내외 도심, 교통 좋아
- 보상비 등 8000억 달할 듯

   
우리나라 제1호 국가공원 최적지로 꼽히는 낙동강 하구 둔치도(왼쪽)과 맥도 전경.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둔치도 이미 공인된 후보지

둔치도는 이미 국가공원 조성 최적지로 공인받았다. 부산연구원은 2016년 ‘둔치도의 활용방안 및 추진전략’ 보고서를 통해 둔치도에 생태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공원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보면 둔치도는 ▷철새 서식지이자 이동 경로이며 ▷인근에 많은 인구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발제한구역 등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토지 가격이 비교적 낮아 ‘시민을 위한 거점 공간이자 자연과 어우러지는 기능과 역할(강문화생태공원)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쉽게도 강문화생태공원을 만들자는 계획은 현재 무산됐다. 부산시는 부산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2016년 사업타당성 검토·수익성 용역 등을 진행했고, 2018년 2월에는 용역을 완료했다. 하지만 시는 불과 2달 뒤인 2018년 4월께 ‘둔치도 강·문화 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유보한다. 미리 재원 조달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낙동강 하구를 국가공원으로 만들자는 운동을 벌이는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는 둔치도 일원(343만㎡)에 국가공원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6000억 원(보상비 4300억 원, 사업비 1700억 원) 정도로 추산한다. 둔치도와 에코델타시티의 수변공원 1·2·3호(총 56만5400㎡), 명지근린공원1호(81만2750㎡), 국제물류산업도시 문화공원1호·가리새수변공원(총 9만8000㎡)을 묶는다는 계획이다. 부산연구원 조사를 보면 2016년 기준 둔치도의 80.2%(168만㎡)가 사유지이다. 국유지와 시유지는 각각 18.6%(39만㎡)와 1.2%(2만6000㎡)다.

■개발 계획 없는 둔치도

   
둔치도 국가공원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건 둔치도가 ‘서부산 개발’을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둔치도는 과거 곡물 생산을 위해 농경지로 조성됐다. 이후 수많은 개발 압력이 둔치도를 옥죄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93년 둔치도에 부산지역의 연탄공장을 한데 모으는 연료단지(18만3110㎡)를 조성한다는 사업이었다. 둔치도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었지만 연탄 수요가 급속도로 줄어들며 연료단지 조성 계획은 취소됐다. 2010년에도 둔치도 개발 시도가 있었다. 당시 연료단지 조성을 추진했던 한 조합이 일본 업체와 2015년까지 8000억 원을 들여 둔치도에서 태양광 전지를 생산한다는 내용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계획 역시 당시 투자 문제가 얽히며 무산됐다.

이후 둔치도는 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둔치도는 현재 개발계획 없는 ‘유보지’로 남은 상태다. 둔치도를 거점으로 하는 철새에겐 둘도 없는 희소식이었다. 둔치도는 철새의 이동경로인 서낙동강 한 가운데에 위치한다. 둔치도에는 솔개, 잿빛개구리매 등 수많은 조류가 서식한다. 2010년께부터 최근까지도 둔치도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둔치도를 끼고 흐르는 조만강은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만약 둔치도가 개발됐다면 이 많은 종류의 철새는 갈 곳을 잃었을 수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하구가 철새로 유명해진 이유는 둔치도라는 먹이터가 개발을 피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가공원을 만들어 낙동강 하구를 찾는 철새가 둔치도에서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갈 길 잃은 맥도

   
낙동강 하구 맥도에 국가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은 최근 들어 힘을 얻는다. 시는 애초 맥도에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가 지난해 5월 맥도가 아닌 북항에서 엑스포를 치르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맥도 활용 방안은 무산됐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오히려 맥도에 국가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은 ‘“국가공원 조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맥도를 염두에 두고 국가공원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0만평협의 구상은 맥도와 인근의 맥도생태공원(258만㎡)과 철새생태복원공원(106만㎡)을 묶어 총 644만㎡ 규모의 국가공원을 만들자는 계획이다. 100만평협은 6000억 원의 보상비와 2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맥도에 강문화생태마을 강문화주제공원 등을 만들어 이미 조성된 맥도생태공원 등과 연결하면 서부산에도 거대한 녹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맥도 땅의 87%(304만㎡)가량이 사유지다. 국유지는 12.3%(42만8000㎡), 공유지가 0.7%(2만5432㎡)에 불과하다. 맥도 내 도로와 인공수로가 국유지이며, 강서구 공항로를 따라 일부 공유지가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도는 김해공항과 인접한 탓에 다른 개발 행위가 힘들다. 사실상 공원·녹지로 활용하는 게 유일한 방안이다. 2015년 산업연구원의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타당성 기초조사’를 보면 맥도는 대부분이 비행안전구역 2·4·6등급 지역에 저촉돼 개발 여건이 불리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김해공항 확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고도제한으로 인해 고층건물을 짓는 등의 개발행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맥도에는 1, 2층 규모의 공장 건물만 난립한 실정이다.

맥도는 둔치도보다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맥도 바로 옆에는 왕복 8차로 이상의 공항로가 있어 교통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반경 10㎞ 내외에 서면과 남포동 등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지가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둔치도는 서면과 남포동의 반경 15㎞ 내 위치한다. 100만평협 김승환 대표는 “시 입장에서도 맥도의 장기적인 활용방안을 내놓는 것이 시급할 것”이라며 “오 시장도 미래세대에 녹지를 남겨준다는 취지로 맥도 국가공원 조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 “재정 마련 논의 중”

시는 국가공원 조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핵심은 재정 마련 방안이다. 시는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데 100만평협 등 시민단체가 추산한 금액보다 많은, 약 1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공원은 현행법상 국무회의를 거쳐 조성이 결정되는데,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마련해 공원을 짓고 국가공원으로 신청하는 방식이다. 예산도 대부분 지자체가 부담하므로 공원을 만든다면 국가공원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 박길성 공원운영과장은 “지난 14일 100만평협 등과 국가공원 조성을 위한 재정마련 논의를 진행했다”며 “서부산에 대규모 평지 공원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시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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