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 15차례 열리는 동안
- 학생·가족 2차 피해 시달려
통학 차량 등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권도장 사범(국제신문 지난해 9월 15일 자 8면 등 보도)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A 씨는 2016년 4~10월 도장 차량과 화장실 등에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B 양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아왔다. B 양은 2017년 1월 피해 사실을 어머니에게 최초로 알렸고, B 양의 어머니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 양의 진술, A 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판정을 받은 점, B 양이 A 씨의 주요 부위 특징을 그림으로 묘사한 점을 종합해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검찰은 2018년 4월 A 씨를 기소했다. 이후 15차례의 재판이 열린 끝에 법원은 B 양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A 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A 씨가 재판 과정에게 일관되게 B 양의 가정환경을 문제 삼고 B 양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해 B 양과 가족이 심각한 2차 피해에 시달렸다. B 양은 재판 과정에서 전학과 이사를 갔고, 지난해 판사에게 ‘사범님을 감옥에 넣어주세요. 저를 믿지 않고 오로지 나쁜 애라고 욕한 사람을 처벌해주세요’라는 편지도 보냈다.
성폭력상담소는 1심 선고와 관련, 성명을 내고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해 아동에게) 끔찍했던 사건을 복기하게 하고, 피해를 입증하도록 요구했다”며 “피해 아동과 가족이 보낸 4년의 고통을 이번 판결로 치유할 수 있나”고 되물었다. 상담소는 “전문가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정했음에도 재판부는 가해자의 진술 재분석 요청을 수용했고, 사건과 무관한 가해자의 여자친구를 증인으로 세워 재판을 지연시켰다”며 “피해 아동의 가정환경을 들먹이는 가해자의 추악한 변론을 재판부가 저지하지 않고 방관하는 동안 피해 아동과 가족은 오랜 시간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