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세안 10개국 26개 도시와
- 올해 ‘스마트시티포럼’ 발족 추진
- 스마트 교통·상수관리 시스템 등
- 관련 사업 통해 인력·기술 공유
- 252억 투입 ‘ICT 빌리지’ 구축
- XR 교육·콘텐츠 공동제작 추진
- 베트남·태국·캄보디아 ‘큰 관심’
- 지역기업 현지 진출 발판도 마련
지난해 11월 24일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에코델타시티 착공식을 계기로 부산은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 이미지를 아세안 국가에 알렸다. 당시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 정상이 참석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이 스마트시티에 ‘아시아 정신’을 담아내면 세계 스마트시티를 선도할 수 있다”면서 “그 시작점이 에코델타시티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부산 강서구 일대에 11.77㎢ 규모로 2023년 조성이 완료되는 에코델타시티는 주거와 상업 연구개발 물류 기능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도시 공간이다. 2018년 1월 에코델타시티의 중심지 2.2㎢가량이 세 갈래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환경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어우러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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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열린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 수반들이 공사 시작 버튼을 누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아세안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 부산
지난해 정상회의 기간 에코델타시티 착공식 외에도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전시회와 세미나가 열렸다. 당시 부산은 ▷물·환경(스마트 정수장, 에코필터링, 스마트상수도, 미세먼지 관리, 저영향개발) ▷안전(홍수재해 통합관리, 스마트방범, 지진 예·경보시스템, 스마트방음) ▷교통(자율주행 무인셔틀, 스마트파킹, 스마트 교통체계, 스마트카셰어링) ▷생활·문화(스마트 교육, 쇼핑, 키오스크 단지, 연구개발 단지) ▷에너지(수열에너지, 연료전지, 에너지 크레딧존, 빌딩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5개 분야에 도입된 스마트 신기술을 선보였다.
당시 식수 부족을 겪는 아세안 국가는 물 공급 전 과정에 ICT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수량과 수질, 수돗물 정보를 확인하는 스마트 상수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 최근 경제 수준이 향상돼 자가용이 급증한 국가들은 차량과 차량, 차량과 교통 인프라 시설 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교통 혼잡을 예방하는 스마트 교통 체계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홍수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하천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하는 홍수 재해 통합관리 시스템도 아세안 국가의 구미를 당기는 기술로 거론됐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부산은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과 정책을 선도할 국제도시라는 인상을 아세안에 각인시켰다. 이를 계기로 시는 아세안 국가와 스마트시티 등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기술과 정책을 공유하고 관련 사업을 도모하는 ‘부산판 스마트 신남방정책’을 구상한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스마트시티 분야와 관련해서는 부산과 아세안 국가 간에 접점이 없었다”면서 “정상회의 기간 스마트시티 도시 이미지를 선점한 것을 계기로 부산이 아세안 도시와 ICT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술·정책 논의·전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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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ICT 전시장에서 진행된 가상현실 체험 장면. 국제신문 DB |
‘스마트시티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부산시는 올해 아세안 10개국, 26개 도시 관계자가 참여하는 ‘스마트시티포럼’ 발족을 추진한다. 포럼은 부산과 아세안의 스마트시티 관련 전문가, 학자, 기업·기관 관계자가 모여 교류하는 국제기구로, 부산에 본부를 두고 운영된다. 지난해 정상회의 기간 오거돈 부산시장이 아세안 정상을 만나면서 스마트시티 관련 교류를 위한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는 올해 안에 포럼을 발족할 계획이다. 시는 포럼을 매개로 부산이 아세안 국가와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 기회와 인력·기술을 공유하면서 관련 주도권을 선점, 국제적인 스마트시티 허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상회의의 또 다른 후속 사업으로 시는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영상후반작업시설에 ‘한·아세안 ICT 융합빌리지’를 구축한다. 빌리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위탁 관리하며, 이곳에서 아세안 스타트업과 인재를 상대로 XR 기술 교육과 콘텐츠 공동 제작, 마케팅 사업이 추진된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이 통합된 기술을 말한다. 시는 빌리지에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사업비 252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이 가운데 시는 올해 70억 원을 투자해 아카데미 교육장, 테스트베드, 영상 제작 스튜디오 등의 인프라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테스트베드에는 아세안 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기 위한 XR 고가 장비를 구축하고, 스튜디오에는 360도 각도에서 바라보는 듯한 영상 촬영이 가능하도록 설비한다.
부산은 이미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기관을 통해 VR·AR 관련 기술 거점센터를 운영하며 다른 시·도보다 빠르게 관련 기술과 정책이 발전했다. 글로벌 투자를 받아 해외 진출한 기업도 있다. ICT 기술과 사업 경험, 정책을 아세안에 전수할 역량이 충분한 셈이다.
■현지 열기, 정부 지원 등도 기회
시는 포럼과 빌리지를 토대로 아세안 국가의 특성을 반영한 협력사업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특히 아세안 10개국 중 시의 이런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 국가는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다. 이 중 캄보디아는 IT(정보기술)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 열기가 고조되면서 부산의 ICT빌리지와 접점을 찾기 쉬운 국가로 꼽힌다. 시는 캄보디아 ICT 인력이 부산에서 연수를 받으면 이들과 국내 전문 업체 간에 XR 콘텐츠를 공동제작하는 사업을 구상한다. 최근 IC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베트남도 부산시가 주목하는 나라 중 하나다. 시는 부산과 베트남 기업 간 콘텐츠 공동제작을 통해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 늘어난 인프라와 시장에 담길 많은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태국도 최근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타일랜드 플랜’을 수립한 이후 E-러닝, 게임 시장이 성장 추세다. 시는 지역기업이 ICT빌리지를 이용한 태국 스타트업과 아세안의 유명 ICT 콘텐츠마켓에 참가해 전시관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의 스타트업이 빌리지를 기반으로 아세안 기업과 스마트시티 등 ICT 관련 기술을 교류하면서 해외 진출 기회를 찾게 할 것”이라면서 “아세안 기업이 부산에서 기술을 배우면 자국에 돌아가서도 교육 당시 소통했던 부산 기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