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된 기타 언어 사용자들
- 커뮤니티·SNS 소통하지만
- 가짜뉴스 넘쳐 불안만 커져
- “지역 방어망에 큰 위험요소
- 의료통역 시스템도 갖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의심 신고가 느는 가운데 부산에 거주하는 이주민 7만여 명은 예방·의료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해 공포에 떤다.
28일 부산 이주민 인권단체 ‘이주민과함께’에 따르면 부산시와 구·군의 거주 외국인 대상 우한 폐렴 대책은 질병관리본부의 중국어·영어판 예방 수칙을 재배포하고, 부산시교육청을 통해 유학생에게만 주의를 당부하는 수준에 그친다. 중국인이 아니거나 영어를 못하는 이주민은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힘든 것. 이에 공동체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해 끼리끼리 정보를 공유하는데 가짜뉴스가 많아 오히려 불안감이 확산한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2018년 11월 기준)에 따르면 부산에는 모두 7만1570명의 이주민이 거주한다. 중국(1만5244명) 출신이 가장 많지만 베트남(1만1276명) 태국(5833명) 인도네시아(2683명)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이 있다.
이처럼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의 우한 폐렴 정보·상황 안내 대책이 전무하자 참다못한 이주민과함께 측은 질병관리본부가 중국어·영어로 제작한 우한 폐렴 예방 수칙을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해 지난 25일 자체 배포했다. 부산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국내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다국어로 된 ‘메르스 대책’을 배포해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의 안일한 대처는 이주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방역망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주민과함께 한아름 정책실장은 “재난 때 정보 접근성은 생명권과 직결된다. 관련 부처가 여러 개여서 통합 안내도 어려운 만큼 대표기구를 만들어 역할을 부여하고 평소 제대로 된 의료 통역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거주 외국인보다 입국 외국인 추적 등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집계를 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우한 폐렴 환자는 모두 4572명이며 중국이 4515명으로 가장 많다. 사망자는 106명 모두 중국에서만 발생했다. 국내 확진 환자는 4명이며, 부산에는 없다. 정부는 방역 대응 예산을 긴급 투입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검역·진단비 52억 원과 격리치료비 29억 원 등 총 208억 원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주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