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낮 엑소더스에 부담
- 1대만 승인… 정부 계획 차질
- 오락가락행보에 외교력도 논란
- “美도 계획 수차례 변경” 해명
‘중국과의 협의에 문제만 없었다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체류 한국인을 태워 올 전세기 2대는 30일 오전 10시와 정오에 각각 인천공항을 출발했을 것이다. 정부가 지난 28일 우리 교민을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를 30~31일에 띄운다고 발표했을 때도 ‘중국과의 협의’가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 협의 문제가 전세기 운항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는 정부 당국자들도 예측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기는 우여곡절 끝에 이날 밤에야 이륙했다. 그것도 귀국 희망자 700여 명을 모두 태울 수 있는 2대가 아니라 350~360명 만 태울 수 있는 1대뿐이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국과의 협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익은 발표를 했다고 비판한다. 정부 당국자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아마 최고 빨리 전세기 이야기를 꺼낸 나라가 대한민국일 것”이라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협의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도 전세기 운항 대수와 시간부터 오락가락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상 징후는 전날에도 포착됐다. 전날 밤 늦게까지 중국과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30일 오전 전세기 출발’이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전날 오후 우리 정부에 우선 전세기 1대만 운영하도록 승인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애초 우리 정부의 계획은 한국인 700여 명을 4차례에 나눠 국내로 송환한다는 것이었다. 하루에 350명 가량의 교민을 전세기 2대에 나눠 이틀에 걸쳐 송환할 계획이었는데, 중국의 통보대로라면 전세기 1대에 350~360명의 교민만 귀국하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미국, 일본 등에서 다수 임시 항공편을 요청해 중국 정부가 우선 1대를 허가하고 순차적으로 요청받는 방침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도 중국 정부 각급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가 항공편 운항을 중국과 적극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2차, 3차 전세기 운항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부터 전세기 운항을 허가하다 보니 한국이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중국과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미국과 일본은 지난 28일 자국민을 무사히 귀국시켰다. 여기에 일본 아사히 신문이 ‘중국 정부가 중요시하는 나라 순으로, 즉, 미국과 일본 순으로 전세기 발착 몫을 배정했다’는 요지로 보도하면서 기름을 끼얹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도 수차례 전세기 운항 계획이 바뀌었다”며 한국만 특별히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일본도 애초 전세기 2대를 한꺼번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측의 반대로 1대를 순차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중국 정부가 ‘대낮의 우한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세기 운항에 제재를 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과 일본의 전세기도 대부분 야간을 이용해 우한을 드나든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남북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상시적 소통채널인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태경 김해정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