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반하장 日 사과 받으려 했다”
- 시민·친구 등 방청객 응원 박수
- “아버지 격려하셨다”엔 눈물도
6일 부산법원종합청사 353호 법정의 피고인석에 선 대학생이 최종변론에 앞서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냈다. “식민지배에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으로 우리나라에 수출규제 조치를 한 일본 정부의 태도가 너무 하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아니라 일본 정부에 사과하라고 말하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갔다”는 이 학생에 말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다른 피고인인 대학생이 “집에 체포통지서가 오자 아버지께서 ‘자랑스럽다’고 하셨다”고 울먹이자 방청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이 사건과는 무관한 방청객도 피고인의 발언에 박수를 치자 검사는 방청객의 박수를 제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또다른 학생이 “일본정부가 아니라 우리가 이 법정에 서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며 “법정에 서고 보니 판결이 나기까지 13년을 기다린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의 기다림이 얼마나 길었을지 더 공감하게 된다”고 말해 법정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대학생 7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22일 부산 동구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가 ‘반일운동선포 기자회견’을 주최하려는 사실을 알고 “도서관을 사용하겠다”며 영사관 안으로 들어간 뒤 기습시위를 벌인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주거침입)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학생들은 당시 영사관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본의 재침략 규탄한다’ ‘일본의 경제도발 규탄한다’ ‘아베는 사죄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일본은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10분간 외친 혐의를 받는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 부동식 부장판사는 이날 이 사건의 변론을 종결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재판이었던 것이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낭독한 뒤 “(서울에서 벌어진) 미 대사관 (침입) 사건의 진행을 보며 추후 구형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며 구형을 미뤘다. 이어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선고유예 등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고, 피고인 7명 전원이 최종변론에 나섰다.
이날 부 부장판사는 별다른 전과가 없어 재판에 처음 출석한 학생들을 배려해 어려운 법률 용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또 변호인들에게 “학생들의 오늘 최종변론을 정리해 의견서로 제출해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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