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엔 “최장 24일” 연구 결과
- 전문가 “여행력 제공기간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난 뒤 발병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발생하면서 잠복기를 늘려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국제신문 지난 3일 자 5면 보도)에 힘이 실린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28번 환자(여·30·중국인)가 16일 전 확진된 3번 환자(남·54·한국인)의 접촉자로 밝혀지면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14일이 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번 환자가 3번 환자에게 감염됐다면 마지막 접촉 일(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잠복기가 19일이 된다. 알려진 신종 코로나의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는 상황이다.

28번 환자가 중국에서 감염된 뒤 입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3번 환자와 함께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했는데, 중국에서 감염된 거라면 잠복기는 훨씬 더 길어지는 셈이다. 다만 보건당국이 28번 환자를 3번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해 관리하기 전 다른 감염원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도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학술논문 등의 사전 출판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0~24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잠복기를 더 늘려 의심환자·접촉자 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김보석 내과 전문의(전 부산시의사회 공보이사)는 “정부는 신종 코로나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잠복기가 길다는 우려를 받아들여 좀 더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시스템을 통해서 각 병·의원에 제공하는 환자의 해외여행력 정보를 현행 2주에서 3주까지로 늘려 바이러스 확산을 일차적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잠복기 관련 기준을 당장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잠복기 기준(14일)을 변경할 근거가 아직은 불충분해 계속 정보를 확인하면서 전문가 협의를 진행하겠다. 28번 환자도 잠복기가 넘어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는 맞지만 14일이 지나서 발병한 케이스라고 현재는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