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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불법 파견 근로자 한전이 직고용”

직접 업무 지휘·감독 했기에 원청 파견 근로자 맞다고 판단…해고자 3명 지위확인소송 승소

  • 박정민 기자
  •  |   입력 : 2020-02-11 22:01:4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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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불법파견 인정한 첫 판결
- 관련 소송 무더기 제기될 수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불법 파견을 받아 자사 직원과 똑같은 일을 시킨 협력업체의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법 민사6부(김윤영 부장판사)는 한전 부산울산본부 북부산지사와 동래지사 등과 도급계약을 한 협력업체 직원이었던 A(35) 씨 등 3명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및 해고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전에 A 씨 등 3명을 고용하고, 이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일부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 씨에게 2018년 7월부터 그를 고용하는 날까지 매달 312만 원을, B(58) 씨에게 2700여만 원 및 지난해 1월부터 고용하는 날까지 매달 330만 원을, C(54) 씨에게 480만 원 및 2018년 12월부터 고용하는 날까지 매달 320만 원을 지급하라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1심의 인정사실을 보면 A 씨 등은 협력업체 직원이지만 실제로는 한전 배전운영실 소속 직원과 2인 1조로 123민원 고장수리·배전선로순시·조류둥지순시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협력업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협력업체에 입사하는 방법으로 6년 이상 한전 직원과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다 2017년 9월께 한전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B, C 씨는 협력업체에서 바로 퇴사했고, A 씨는 그 해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협력업체에 남아 한전의 조류둥지순시 업무만 하다 회사에서 나왔다.

이번 재판에서는 이들의 고용형태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었다. 원고가 파견 근로자였다면 업무의 지휘와 감독·교육은 원청인 한전이 했어야 한다. 파견 근로자가 아니라 단순히 도급업체 직원이었다면 이러한 일은 도급업체가 직접 했어야 한다. 한전이 정부의 근로자 파견 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도급업체로부터 근로자를 공급받아 사용했다면 구 파견법(2019년 4월 개정 전)에 의거해 해당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업무 지시자는 한전 배전운영실 직원이고, 원고들은 업무 수행 뒤 작업결과를 일일근무표에 기재하고 한전 상급자에게 보고했다”며 “원고는 배전운영실에 출근한 기간 동안 한전으로부터 직접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감독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파견 근로자인 원고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원고 3인의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성연의 유전웅 변호사는 “한전이 불법으로 파견 근로자를 사용했다는 점을 인정한 전국 첫 판결”이라며 “향후 한전을 상대로 이 같은 소송이 무더기로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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