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관계인 피해 방지에 중점
- 추, 윤석열에 전화로 협조 요청
- 윤, 명확한 답변 내놓지 않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근거로 ‘엘시티 부당대출 의혹 사건’의 1심 무죄(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14면 보도)를 언급해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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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이 사건의 판결 결과를 언급했다. 당시 추 장관은 “엊그저께도 무죄가 있었다. 강제처분까지 해서 기소했는데 무죄라고 하는 것은 문제인데. 무슨 이런 현안 사건(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뜻함) 아니고도. 부산 엘시티 사건. 굉장히 국민적 관심이 있었고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1심 무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것이 리뷰(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우리가 다 절감하는 것이다. 사건 관계인 입장에선 강제처분 당하고 수사 당하고 기소 당하고 하면 거의 풍비박산된다. 그런 국민 중심으로 우리가 생각할 때다”고 부연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기소로 엘시티 부당대출 사건이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다는 게 추 장관의 인식으로 보인다. 검찰이 기소를 목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해 수사·재판 과정에서 사건 관계인이 피해를 입는 일을 향후 방지하기 위해 검찰 내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부산지검은 지난해 2월 성세환(68) 전 BNK 금융지주 회장, 박재경(58) 전 부산은행 부행장 등 부산은행 임직원 4명을 비롯해 엘시티 시행사의 실소유주 이영복(70) 씨와 박모(57) 전 엘시티 사장(청안건설 대표)을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영복 씨가 엘시티 사업의 필수사업비가 부족하자 유령회사 ‘A개발’을 세워 부산은행에서 300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봤다. 성 회장 등 부산은행 임직원은 A개발이 유령회사임을 알고도 부실심사로 300억 원을 빌려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성 회장과 박 부행장에게 징역 5년, 이영복 씨와 박 전 엘시티 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지난 7일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피고인 6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산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고, 성 회장 등이 은행에 손해를 가할 의도가 없어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배임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한편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를 분리하는 방안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통화에서 기자간담회 발언의 핵심이 ‘수사·기소 분리’ 보다는 ‘분권형 형사사법절차 추진’에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검과도 협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에 대해 추 장관에게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