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수부 “사생활 침해 우려” 관망
해외 승선 실습 중 한국해양대 해사경찰학과 정모(21) 씨가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사고 전후 상황을 담은 CCTV가 없어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형선박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지만 해양수산부는 선원 반발을 이유로 추진에 난색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먼바다에서 활동하는 대형선박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 없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대형선박 내 CCTV 설치 의무화를 위해서는 선원법을 개정해야 한다. 선원들이 사생활·인권 침해 등을 주장해 CCTV 설치 의무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선박 내 CCTV 설치 의무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해수부를 학생들은 비판한다. 해양대 재학생 A(25) 씨는 “승선 실습생은 을 중의 을이다. 선원에 의해 혹은 선배와 동기에게 가혹 행위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승선 중 전화와 인터넷도 안 될 때가 있어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해경 또한 CCTV 설치 의무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정 씨가 사고당한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만 보더라도 해당 선박 내 CCTV가 없어 선장 선원 등 관련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모든 선박에 CCTV가 설치돼 있으면 해상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선박 내 CCTV 설치로 선원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사안전연구실 박한선 실장은 “선박 내 모든 공간이 아니라 적어도 공용 공간, 업무 공간에는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거다. CCTV가 설치되면 범죄 예방뿐 아니라 각종 사건·사고 원인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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