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0번 환자는 전날 29번 환자의 확진 이후 자가격리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 양성으로 확인됐다. 30번 환자는 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된 상태다. 30번 환자는 앞선 지난 8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대병원은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하고, 방문 구역을 소독했다. 29번·30번 환자는 이달 초부터 호흡기 증상 등을 보였지만,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어 확진이 늦었다. 29번 환자의 접촉자는 114명이며, 이 가운데 113명은 병원과 약국 등에서 나왔다. 29번 환자는 격리 열흘 전부터 서울 종로 의원·약국 등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29번·30번 환자의 정확한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커진다. 보건당국은 남편(29번 환자)이 먼저 감염된 뒤 아내(30번 환자)에게 병을 옮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중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29번 환자를 두고 ‘지역 감염’으로 단정하지 않는다”며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심층적 조사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454명)을 제외하고 65명(사망 1명)이 감염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32명이 일본의 검역망 밖에서 나왔다. 이들의 감염 경로를 파악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어서 일본 전역의 방역이 코로나19에 뚫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현재 13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18일부터 코로나19를 추가해 환자 발생과 원인병원체 파악에 나선다.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의 검사 항목(현행 8종류 바이러스 검사)에도 코로나19를 넣어서 검사하고 참여 의료기관도 확대해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역학조사에서 코로나19가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빠르게 전파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30명 중 28번 환자(여·31·중국인)를 포함, 10명이 완치돼 퇴원하면서 격리해제됐다. 확진자의 접촉자는 1900명이며, 이 중 406명이 격리 중이다. 부산의 경우 확진자와 접촉자 모두 없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