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체 한 개당 통상 4시간 소요
- 밤낮없이 검사해 퇴근도 못해
- 24시간 대기 비상근무체계 가동
- “남편 얼굴도 이젠 가물가물”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베트남을 여행한 40대 남성이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발열 증상은 없었지만, 가슴 통증을 느꼈다는 이유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가 진행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은 발칵 뒤집혔다. ‘부산마저 코로나19에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불과 4시간 뒤 음성 판정이 나오자 부산시민의 걱정은 안도의 한숨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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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코로나19 실험실’에서 감염병조사팀 직원들이 검체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코로나19의 빠른 검사 뒤에는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조사팀의 노력이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부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의심환자 대부분의 검사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최근 부산대병원과 씨젠의료재단에서도 코로나19 검체검사를 시작했지만, 부산지역 구·군의 선별진료소에서 채취된 검체 대부분과 긴급을 필요로 하는 검사 상당수는 보건환경연구원이 맡는다. 하루 수십 건의 코로나19 검사가 여기서 진행된다.
■한숨 돌릴 시간도 없어
검체가 들어올 때마다 보건환경연구원에는 긴장이 감돈다. 일선 선별진료소나 병원에서 채취된 검체는 3중으로 밀봉돼 차량을 통해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전달된 검체는 음압시설이 갖춰진 생물안전작업대에서 확인을 거치고, 밀폐공간인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실’에서 개봉된다. 이후 검체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한다. 통상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4시간가량이다. 박연경 주무관은 “검체에는 역학조사서가 붙어오는데, 어떤 의심환자에게서 채취한 것인지 내용이 들어있다”며 “해외여행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채취한 검체는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음성 판정이 난 검체를 두고도 한숨을 돌릴 시간이 없다. 검체 검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검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란 게 보건환경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새벽시간에도 검체 전달이 이어지면 퇴근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박은희 감염병조사팀장은 “다들 자신이 받은 검체는 직접 처리한다”며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며 24시간 대기체계를 유지한다. 시민이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우린 확산 방지 최전선”
보건환경연구원 황인영 주무관은 지난해 9월 결혼한 ‘신혼’이다. 남편이 서울에서 근무하는 주말부부다. 황 주무관은 지난 설 연휴 이후 남편을 만난 적이 없다. 검체 검사가 이어져 바빴던 탓도 있지만, 남편이 서울에 있다는 것도 이유다. 부산과 달리 서울은 확진자가 여러 명 발생해 남편이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만약 남편을 통해 황 주무관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온다면 부산 코로나19 대응 기관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는 것이다. 황 주무관은 “보건환경연구원이 뚫리면 부산이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는 것과 다름없다. 남편 얼굴도 잊어버릴 정도이지만, 확산 방지 최전선에 선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