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서 기각 불구 2심서 뒤집혀
- 법원 “국가가 300만 원 지급”
부마항쟁 피해자가 41년 만에 억울한 구류형을 보상받게 됐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부마항쟁 피해자 정모(74) 씨가 형사보상 청구를 기각한 1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을 심리한 결과 “국가는 정 씨에게 300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정 씨는 1979년 10월 부마항쟁 때 동래구에서 과일도매업체를 운영하며 통일사회당 중앙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정 씨는 통일사회당 간부에게 전화로 “학생 2명이 죽었다”는 말을 전했다. 이 일로 정 씨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저해하거나 사회불안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실을 왜곡·날조하여 유포한 자’(옛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48호 위반 혐의)에 해당돼 즉결심판에서 구류 20일에 처해졌다. 이후 정 씨는 2016년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았고, 국가를 상대로 구류 20일의 형사보상을 청구했지만 원심은 경범죄처벌법 제1조 48호가 현재까지 존재한다면 이러한 행위는 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정 씨는 다수에게 ‘2명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퍼뜨린 것이 아니라 당 간부에게 자신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내용을 단순히 전달했다”며 “1979년 10월 18일 부산지역에 공포된 포고령 제1호 제4항(‘유언비어 날조, 유포와 국론분열 언동은 엄금한다’)을 위반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점도 감안한다”고 원심 결정을 취소하고 정 씨의 항고를 받아들였다. 문제가 된 해당 경범죄처벌법 조항은 1988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효력이 상실됐다.
정 씨는 “당시 고문으로 코 한쪽이 함몰돼 숨쉬기가 힘들다”며 “부마항쟁 피해자로 인정받은 뒤 국가로부터 현실적인 보상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의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현숙 변호사는 “원심이 지나치게 엄격한 판단으로 형사보상권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항고를 통해 바로 잡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