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 방치·폐쇄 12년 만에
- 3만84㎡에 중금속·다이옥신 검출돼
- 지난해 6월 오염물질 정화작업 착수
- 토양세척·열탈착·화학적 산화법 동원
- 82억 투입… 국토부·철도시설공단 부담
# 토양오염 정화 6월 말 완료… 시민에 개방
- 전체 부지 중 9900㎡ 체육시설 활용
- 나머지는 KTX 차량기지 사용될 듯
- 민간협의체 모니터링으로 감시 효과 봐
- 미군 공여부지 이전 요구 목소리 높아져
중금속과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으로 오염돼 방치돼온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옛 미군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DRMO) 부지가 오는 6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폐쇄된 지 12년, 반환된 지 5년 만이다. 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전체 부지의 약 30%를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할 예정이다.
■중금속 범벅된 채 버려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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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금속과 다이옥신 등으로 오염됐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옛 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DRMO) 부지의 정화가 완료돼 오는 6월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위 사진과 가운데 사진 두 장은 정화를 진행 중인 모습(부산시 제공)이며, 아래는 정화 작업이 끝난 현재 모습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옛 미군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는 3만84㎡ 규모로 1973년 미군에게 공여된 후 30년 넘게 재활용품 적치와 폐품 소각장 등으로 사용됐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한미연합 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미군부대를 평택과 대구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2008년 폐쇄되었고 2015년 국토교통부로 반환됐다.
이후 2017년 오염정화사업 추진 사업 대상지로 확정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농어촌공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18년 토지 정말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면적 중 1만2907㎡는 석유계 탄화수소(TPH)에, 2980㎡는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조사에서 토지오염물질인 TPH는 648㎎/㎏, 아연은 912㎎/㎏이 검출된 것이다. 해당 물질 기준치는 어린이 놀이시설, 학교용지, 공원 등에 적용되는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 기준으로 각각 500㎎/㎏이다. 다이옥신 역시 536피코그램(1조분의 1g)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옥신은 국내 정화기준이 없어 외국 사례를 인용해 100피코그램을 기준치로 적용한다.
이에 관련기관은 주민설명회 개최 및 의견 수렴, 환경부 등과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정화사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환경단체가 부산시와 정부가 다이옥신 검출 사실을 알고도 쉬쉬했다는 지적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화에는 크게 토양세척법과 열탈착법, 화학적 산화법 등이 동원됐다. 중금속 정화에는 주로 세척제를 활용한 세척법이 적용됐다. 오염된 토양을 선별 굴착한 후 화학약품을 넣어 두 차례에 걸쳐 세척하는 방식이다. 유류와 다이옥신 제거에는 열탈착 방식이 동원됐다. 굴착한 토양에 400~500도의 열을 가해 유해물질을 날려보내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연기를 통해 유해물질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집 설비도 별도로 갖췄다. 비오염폐기물은 선별해 매립하거나 소각해 처리했다. 특히 다이옥신은 2018년 6월 환경부가 토양오염물질로 추가 지정했는데, 오염토양에 대한 다이옥신 정화작업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화 사업에는 모두 82억 원이 투입됐으며,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이 반씩 부담했다. 시는 이 같은 정화 과정을 거쳐 빠르면 오는 4월 말, 늦어도 6월 말까지 정화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민 체육시설로 탈바꿈
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정화 작업이 끝나면 전체 부지 중 9900㎡는 주민체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게이트볼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하반기 개방된다. 나머지 부지는 KTX차량기지(정차장)로 사용된다. 도심에 위치한 만큼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이번 DRMO 토양 정화 사업은 민간협의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상황 모니터링이 진행됐다는 게 특징”이라며 “민간의 감시와 견제가 있었기 때문에 보다 제대로 된 토양정화 작업이 진행됐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점은 백서를 통해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사무처장은 또 “이번 사례를 계기로 환경부 권고안 수준에 머물러 있는 토양 다이옥신 기준치를 정하고, DRMO 부지 외부에 오염 가능성이 있는 지역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부산진구 하야리아 부대 부지가 부산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 데 이어 DRMO부지 역시 시민 품으로 돌아오면서 부산 내 미군 공여 부지에도 다시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명시된 지역 내에 주한미군에 제공된 시설은 동구 55보급창과 남구 미8부두, 해운대구 장산미사일기지, 김해공항 내 군사공항 일부 등이 있다. 동구 미군 55보급창(21만7755㎡)은 바다에 근접한 지리적 조건에다 원도심 대개조, 월드엑스포 부지와도 맞닿아 이전 요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미8부두(4만1689㎡) 역시 55보급창과 연계된 시설이어서 보급창과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 관계자는 “미사일기지는 인근에 위치한 우리 군과 함께 주요 국방시설로 활용돼 반환이나 이전 필요성은 전혀 제기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김준용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