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0여 명의 신도 함께 예배도
- “코로나19 검사 한 번 해 보자”
- 의사 권유에도 2차례나 거부
- 중대본 “대구 추가 확진 나올수도
- 접촉한 교인 등도 검사할 계획”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31번(여·61·한국인) 환자가 다닌 대구 남구의 한 교회(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에서 국내 첫 ‘코로나 19 슈퍼전파’ 사례가 나왔다. 여기에 31번 환자가 의료진의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 거부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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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대구 남구 한 종교시설이 19일 폐쇄돼 주차장 차단기가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
■교회서 집단감염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증상 발현 전후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4차례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회에서는 14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1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대본은 한 장소에서 여러 명의 환자가 발생한 만큼 교회 감염자를 ‘슈퍼 전파’의 사례로 인정했다. 다만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공통감염원이 31번 환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던 지난 9일과 16일 교회에 2시간씩 방문했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도 해당 교회를 2차례 찾았다. 해당 교회에 소속된 신도는 9000명가량이다. 31번 환자는 지난 16일 460여명의 신도와 함께 예배를 올렸다. 중대본은 해당 교회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전체의 선별검사,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31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불분명한 상태다. 31번 환자도 교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중대본은 17번 환자(38·한국인)가 대구를 다녀간 만큼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있는지도 추적했지만, 위성항법장치(GPS) 확인 결과 두 사람이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검사요구 불응… 비난 여론도
문제는 31번 환자가 의료진의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부했다는 점이다. 의료진의 말을 들었다면, 빠른 조처가 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31번 확진자는 지난 8일 당시 교통사고로 입원했던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 측의 코로나19 검사 요청을 거부했다. 이후 지난 15일에도 이 병원은 31번 환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 31번 환자가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고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으며, 증상도 경미하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31번 환자가 대구 수성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시점은 지난 17일이다. 당시 한방병원 측이 설득해 31번 환자를 보건소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시점은 하루 뒤인 지난 18일이었다. 31번 환자는 병원에 입원 중이던 기간에도 교회와 호텔 뷔페식당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31번 환자의 행적을 두고 SNS 등에서는 비난이 쇄도한다. 한 네티즌은 “31번 환자도 어딘가에서 감염됐을 ‘피해자’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이런 시국에 의료진의 검사 요구를 거부했다는 점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은 법정 1급 감염병 등이 의심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보건소 직원 등에게 감염병 의심자를 조사·진찰하도록 한다. 만약 환자로 판정될 경우에는 강제적으로 입원시킬 수 있다. 이를 거부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감염병 ‘조사’가 아닌 ‘입원’만 강제하는 탓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감염병 의심자에게는 검사를 받으라고 계속해서 설득할 수밖에 없다”며 “현행법상 강제력을 동원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