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기소된 30대 무죄 선고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만난 연인에게서 2억 원이 넘는 돈을 수십 차례에 걸쳐 송금 받은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이 돈은 대여금이 아니라 연인 간의 금전적 지원이라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오규희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2015년 1월 부산지역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온 B 씨를 만나 이후 연인으로 지냈다. A 씨는 같은 해 2월 1일 B 씨에게 “100만 원만 빌려달라, 사흘 뒤에 갚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100만 원을 송금받는 등 2016년 4월까지 71회에 걸쳐 B 씨로부터 2억4300만 원을 송금받거나 채무를 갚게 했다.
B 씨는 또 A 씨에게 수백만 원짜리 명품 반지와 패딩코트를 사줘 데이트 비용으로 4000만 원 이상 지출했고, A 씨가 사용할 고가의 자동차 렌터비와 보험료로 4500만 원 이상을 썼다.
다툼이 잦아지면서 결별과 재회를 반복하던 이들은 2016년 겨울께 완전히 헤어졌다. 이후 B 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고 직장을 잃어 경제사정이 나빠졌다. 이에 B 씨는 A 씨에게 그동안 송금한 돈의 ‘변제’를 독촉했고, A 씨가 이를 따르지 않자 지난해 3월 송금한 돈이 ‘대여금’이었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에 A 씨를 고소했다.
오 부장판사는 “B 씨는 A 씨가 변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금액을 송금했고, 구체적인 차용 조건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B 씨는 A 씨가 유흥업소에서 나와 정상적인 일을 하면서 자신과 연인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다소 무리한 방법을 동원해 금전적으로 A 씨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