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51> 옴과 옴 : 벌레와 소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20 19:26:03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파충류 중에선 뱀, 포유류 중에선 쥐가 가장 혐오스럽다. 벌레 중에선 바퀴벌레도 있지만, 아마도 옴이 아닐까 싶다. “재수 옴 붙었네” “정월에 옴 올랐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기생충인 옴의 정식 명칭은 옴진드기다. 몸길이는 0.5㎜ 조금 안 되며 다리가 넷 달린 원반형 흡혈벌레다. 옴이 몸에 붙어 옴에 걸리면 몸이 엄청 가려워 괴롭다. 옴이라는 말조차도 기분 나쁘게 들리는 악성 전염병이다. 한자로 옴은 개(疥)다. 하도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옮겨가기에 옴이라 했다는데 그럴듯하다. 그 설이 맞다면 옴에서 온 파생동사가 옮다, 옮기다이다.

전염성 벌레 옴과 우주의 소리 옴 .
이토록 혐오스러운 옴이 고대 인도에서는 물론 지금도 가장 신성한 발음이다. 옴(Om)은 우주만유 최고 궁극적 근본인 절대적 진리로 실재하는 일자(一者)인 브라흐만, 즉 브라만의 소리다. 그러므로 나라는 아트만이 옴이라는 소리를 내면 나는 브라만과 하나가 된다. 브라만과 아트만이 하나가 되도록 하는 범아일여(梵我一如) 주문(呪文)이 바로 옴이다. 뜻도 모르고 소리만 내도 영험을 얻는다는 주문인 ‘옴마니반메흠’에서 맨 앞의 옴이 이 신성하고 영험한 소리라는 옴이다.

어떻게 똑같은 소리인 옴이 이쪽 여기서는 가장 혐오스럽게 들리고 멀리 저기서는 가장 신성하게 들릴까? 비교문화학적으로 흥미롭게 따져볼 일이다. 두 극단에 놓인 옴을 하나로 묶을 수는 없어도 서로 통하게 할 수는 없을까? 전염성 기생충 옴이 미물이라면 브라만의 소리인 옴은 우주다. 미물과 우주는 따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미물 속에도 광활한 우주가 있고 우주도 무한소에 가까운 초미세 특이점에서 시작됐다. 옴 벌레에서 옴 소리가 들릴 수도 있고 옴 소리에서도 옴 벌레가 보일 수도 있다. 옴~! 한 번 길게 깊게 소리내 보자.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0. 10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7. 7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8. 8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9. 9고리 3·4호기, 오늘 계속운전 심의…의결 땐 2035년까지 전력 더 생산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6. 6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0. 10부산서 모텔·단독주택 화재 2명 숨져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